국내 첫 「고전편람」이 나온다|민족문화추진회, 20주년 기념사업으로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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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고전의 번역 및 독서에 필요한 도표와 용어를 한데 모은 『고전편람』이 발간된다. 이는 고전국역을 펴온 민족문화추진회(이사장 이병도)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의 하나로 펴내는 것. 이병도씨를 비롯, 한학자 신호열씨·김동욱교수(단국대)·허선도교수(국민대) 등이 중심이 돼 집필하는 『고전편람』은 사륙판 1천여페이지짜리 3권의 방대한 규모. 고전을 익히는데 필요한 모든 자료를 수록, 87년까지 펴낸다.
주요내용을 보면 한국학년표·역대주요인물의 생존연대 및 자-호·역대관제변천표·조선시대 유학자 및 예학자의 계보도·주요 고지명변천표·십삼경 및 주요제자서일람·조선시대에 입국한 주요외국인연표·조선시대 대외국(중국·일본) 사행인명일람·고법전용어·한국역대주요인물 전기자료출전일람·한국주요고전일람·조선시대 역대상신·감사·문형·공신일람 등이다.
이계황사무국장은 『우리 국학자료의 99%가 한문인데도 이를 보는데 필요한 편람 한권이 없는 것은 학계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며 『고전편람』편찬이 성년을 맞는 민족문화추진회의 역점사업임을 강조했다.
이밖의 20주년 기념사업으로 「고전국역상」을 제정하여 고전국역에 공이 많은 국내학자를 선정, 국역상(2백만원) 및 공로상(1백만원)을 수상할 계획.
또한 인접 사회과학학회를 함께 수용할 수 있는 가칭 「민족문화회관」 건립을 위한 기금확보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83년10월 학계·언론계·문화계인사들이 고전국역후원회(회장 송지영)를 결성했으나 4천명 목표에 현재 겨우 90명이 가입, 9천만원의 기금을 마련했다.
11월초에는 「고전국역 20년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대규모 학술강연회를 가질 계획.
65년 11월6일 창립된 민족문화추진회는 지금까지 동사강목·고려사절요·동국여지승람 등 54종 2백29책을 국역간행했다.
그러나 당초 목표했던 2백66종 9백8책에는 못미쳐 나머지 2백12종 6백79책에 대한 국역은 2010년까지 마칠 장기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특히 북한도 번역을 마쳤다고 선전하고 있는 조선왕조실록의 경우 17년동안 중종실록까지 1백38책을 끝냄으로써 현재 추세로 보아 4백33책에 이르는 실록의 완간은 2000년에 이르러서야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74년 5월1일 문을 열어 11주년을 맞는 국역연수원도 민족문화추진회의 중점사업 중의 하나. 그동안 2백83명(연수부 2백38명·연구부 45명)의 연수수료자가 배출돼 학계·문화계·교육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민족문화추진대회의 활동은 정부지원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다 자체수입인 인세수입도 적고 일정치 않은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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