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속의 호수서 사투 3시간|「요트」훈련대학생 2명 숨져|팔당댐 상류 건너다 뒤집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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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팔당=도성진 기자】어둠에 잠긴 호수복판에서 요트가 뒤집혀 물에 빠진 대학요트반원 5명이 3시간동안 물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중 2명이 동료들의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강을 헤엄쳐 건넜으나 도착직후 기진, 숨졌다.
6일 하오6시30분쫌 경기도 광주군 남종면 귀여 3리 앞 팔당댐 상류에서 요트를 타고 강을 건너던 단국대 요트회 회원 김동수(24·경영학과4년) 안태순 (21·전기공학과2년) 최명식 (23·무역과3년) 임형준 (21·계산통계과3년) 한철 (20·체육과1년)군 등 5명이 요트가 뒤집히는 바람에 김군과 안군 등 2명이 숨지고 최군 등 나머지 3명은 3시간동안 표류하다 구조됐다.
사고는 2인승 요트에 5명이 함께 타고 강을 건너던 중 해가 지면서 강한 강바람이 불어 요트가 중심을 잃고 뒤집히면서 일어났다.
조난당한 학생들은 모두 구명재킷을 입고 있었으나. 칠흑 같은 어둠과 거센 강바람 속에서 요트를 바로 세우려 사투를 벌이는 바람에 체력이 소모돼 변을 당했다.
이들은 지난 4일하오3시 경기도 남양주군 와부읍 능내리 팔당댐 상류에서 요트훈련을 하기위해 캠프를 쳤으며 이날하오 4km쯤 떨어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서 저넉을 먹고 하오6시쯤 다시 요트를 타고 능내리 야영장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사고순간=최군은 하오6시쯤 양수리를 떠나 30분쯤 하류쪽으로 내려가 족자섬앞에 이르렀을때 갑자기 팔당댐 쪽에서 강한 강바람이 불어 요트가 기우뚱하면서 배가 뒤집혔다고 말했다.
김군 등은 곧장 요트를 바로 세우고 요트안에 찬 물을 퍼냈지만 계속 요트가 중심을 잡지못하고 뒤집혔다.
◇구조요정=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찬물에 몸을 담근채 2시간동안 요트를 바로 세우기위해 사력을 다한 김군 등은 체력이 점점 떨어지자 구조를 요청키로 하고 김군과 한군을 사고지점에서 5백m쯤 떨어진 족자섬으로 보내기로 했다.
김군과 한군이 어둠속을 헤어나갔으나 체력이 많이 소모된 때문에 속도가 더디어 나머지 3명이「영차 영차」하며 힘을 돋워주었다.
2명이 족자섬에 간신히 도착한 것은 하오9시30분쯤. 5백m를 1시간가량 헤맨 것.
이때문에 김군은 힘이 빠져 뭍에 오르지 못한채 한군에게 『섬에있는 코오롱사 별장에가 이불을 가져오라』고 외마디를 남긴뒤 정신을 잃고 그대로 숨졌고 한군은 기어 가다시피해 간신히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실신했다.
한편 요트를 잡고 의식을 잃지 않기위해 노래를 부르며 구조를 기다리던 안군·최군·임군등 3명은 구조대가 오지않자 요트를 버리고 족자섬을 향해 헤엄쳐 나갔다. 그러나 몇m 가지못해 안군이 의식을 잃어 최군과 임군이 양쪽에서 팔짱을 끼고 헤엄쳤으나 30여분뒤 모두 정신을 잃었다.
◇구조=김군 등이 야영하던 능내리 마재부락 김진영씨(36·상업) 등 주민4명이 강가에 나와있다 『사람살려』라는 구조요청소리를 듣고 양수리로 달려가 엔진달린 나룻배를 타고 하오9시30분쯤 사고현장에 도착했으나 안군은 이미 숨져있었다. 구조대는 최군과 임군을 양수리 관재의원으로 옮겼으며 응급치료로 7일 상오8시쯤 의식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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