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11일 ‘대국민 성명’에서 “우리에겐 기라성 같은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거명한 잠재적 대선주자들은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고문,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대구 수성갑) 후보, 이재명 성남시장 등 6명이다. 이 중 상당수가 총선 과정에선 불펜에서 몸을 풀고 대기했다. 총선을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본 이들의 행보가 선거 후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부겸 생환 땐 차기주자 반열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총선 이후 당에서 새 흐름이 생길 수 있어 하승창 정무부시장을 중심으로 정무팀을 보강해 준비에 나설 것”이라며 “거취 문제(대선 레이스 참여) 등은 요구가 있으면 그때 가서 정무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더민주가 총선에서 참패해 문재인 전 대표가 정계를 떠날 경우 당내 주류 진영이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당 주류 인사는 “만약 문 전 대표의 대안이 필요하다면 무조건 안희정”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도 지난달 29일 충남 홍성 유세에서 “안 지사의 시대가 내년 대선이 될지, 그 다음이 될지 알 수 없지만 혼자선 안 된다”며 그의 측근인 조한기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김부겸 후보의 경우 대구 수성갑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당장 차기 주자 반열에 올라서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더민주에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엔 손 전 고문을 ‘콜’하는 목소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은 지난 9일 전남 강진읍사무소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그런 뒤 “국민들이 살기 힘들고 남북관계는 파탄 지경에 처했다 ”고 말했다. 조심스럽게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측근 인사는 “손 전 고문은 총선 후 4·19혁명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서울에 올 예정”이라며 “그때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성탁·이지상 기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