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선 박원순·손학규·안희정…불펜에서 총선 이후 등판 채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11일 ‘대국민 성명’에서 “우리에겐 기라성 같은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거명한 잠재적 대선주자들은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고문,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대구 수성갑) 후보, 이재명 성남시장 등 6명이다. 이 중 상당수가 총선 과정에선 불펜에서 몸을 풀고 대기했다. 총선을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본 이들의 행보가 선거 후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부겸 생환 땐 차기주자 반열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총선 이후 당에서 새 흐름이 생길 수 있어 하승창 정무부시장을 중심으로 정무팀을 보강해 준비에 나설 것”이라며 “거취 문제(대선 레이스 참여) 등은 요구가 있으면 그때 가서 정무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더민주가 총선에서 참패해 문재인 전 대표가 정계를 떠날 경우 당내 주류 진영이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당 주류 인사는 “만약 문 전 대표의 대안이 필요하다면 무조건 안희정”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도 지난달 29일 충남 홍성 유세에서 “안 지사의 시대가 내년 대선이 될지, 그 다음이 될지 알 수 없지만 혼자선 안 된다”며 그의 측근인 조한기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김부겸 후보의 경우 대구 수성갑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당장 차기 주자 반열에 올라서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더민주에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엔 손 전 고문을 ‘콜’하는 목소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은 지난 9일 전남 강진읍사무소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그런 뒤 “국민들이 살기 힘들고 남북관계는 파탄 지경에 처했다 ”고 말했다. 조심스럽게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측근 인사는 “손 전 고문은 총선 후 4·19혁명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서울에 올 예정”이라며 “그때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성탁·이지상 기자 sunt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