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7>이것이 갱년기 신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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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남녀 모두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에 들어서면 체내호르몬의 균형 실조가 와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갱년기라는 시기를 맞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갱년기 현상이라고 하면 여성에게만 국한된것처럼 생각해왔다.
그 이유는 여성에서 폐경을 계기로 나타나는 여러가지 복잡한 현상중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갱년기장애 증후군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남성에서는 이런 증후군이 현저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 남자에서도 여성에서와 같은 폐경후의 증상을 그대로 나타내는 고환의 능동적 활동을 중지한 상태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이를 특히 「남성폐경」 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갱년기의 원인은 성호르몬의 균형실조가 주인이나 그외 여러가지 요인들이 합세하는 것이 보통이다. 마치 자그마한 거미줄이 하나씩 모여 하나의 큰 그물형 거미를 만드는것처럼 개별적으로 보아서는 아무런 뜻도 없는 사소한 일들이 하나씩 축적되어 커다란 결과를 가져온다.
갱년기의 주된 증세는 혈관운동신경증세다. 즉 심계항진·열감·현기증·두통·발한등이 오고, 정신신경증세로 불면·우울·신경과민·기억력감퇴등이 온다. 또 육체적 변화로 비만증·변비·관절통·피로감등이 온다. 그러나 이갱년기 증세로 인해 치료를 받아야할 정도의 심한 경우는 10%미만이며 6개월∼1년사이에 없어지기도 한다.
남녀 모두 갱년기 증후군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것이 성기능 감퇴현상이다.
남자에서는 발기부전이 오며 임포텐츠에 빠지는 율이 40대의 3%에서 50대에는 7%로 그게 는다. 여성에서는 유방과 젖꼭지의 탄력성이 줄고, 질의 긴장도와 윤활작용이 줄며, 극치감이 짧아진다. 그러나 갱년기 이후에도 성생활을 더욱 즐겁게 보내는 여성도있다. 대체로 폐경후에 성관계가 줄었다는 여성이 48%, 별변화가 없다는 여성이 39%, 더늘었다는 여성이 13%쯤 된다.
따라서 남녀 모두 갱년기증후군을 극복하는데는 성기능의 부활에 중점을 두어야한다. 옛날의 여성은 자기 호르몬 분비원인 난소가 그 기능을 다하기 전에 죽었으나, 지금은 난소가 기능을 다한뒤에도 30여년은 더 살게쯤 수명이 늘어났다. 어떤 여성이 갱년기를 피하지 못하고 45세에 맞아, 75세까지 살았다면 그 여인은 일생의 40%는 갱년기 현상속에서 살아야 한다.
따라서 갱년기에 접어든 남녀는 우리몸속 호르몬계의 지휘자격인 뇌하수체전엽의 성선자극호르몬과 성호르몬을 투여하여 깨진 호르몬계의 균형을 재정비하는 일이 증요하다. 그와 동시에 마음의 평화와 신체의 자신을 되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희영<서울대·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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