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찰총국 대좌 작년 귀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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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에서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 소속의 인민군 대좌(한국의 준장과 대령 사이)가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정부가 11일 밝혔다. 국방부와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정찰총국 대좌가 국내에 들어왔다”며 “하지만 인적 사항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국내에 입국한 북한군 출신 중 최고위급이다.

통일부 “외교관 1명도 탈북
권력층의 이상징후 사례”

류경식당 서너 명 주내 입국
중국 “합법 여권 출국 맞다”

정찰총국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직속기관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당국자는 “정찰총국의 대좌 출신 인사는 재작년 탈북해 제3국에 머물다가 지난해 1월 입국한 것으로 안다”며 “최근 몇 년 새 공개되지 않은 북한 군 간부와 고위층 인사의 탈북 사례가 더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아프리카 주재 외교관도 지난해 국내에 입국했다”며 “(북한 엘리트들의 잇따른 망명은) 권력층의 이상징후 사례”라고 했다.

또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지난 7일 중국을 통해 귀순한 류경식당 북한 종업원 13명에 이어 추가로 서너 명 정도가 이번 주 내에 귀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보 당국에서 일했던 대북 소식통은 11일 “집단 귀순한 13명을 제외한 종업원들이 제3국의 안전지대에 머물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종업원들이 한꺼번에 입국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일부가 한국행을 주저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2차 귀순자가 나머지 전원이 될지, 그중 일부가 될지 아직 유동적”이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류경식당에는 지배인·종업원·조리원 등 총 18명이 근무했으며, 지난 5일 식당 영업이 끝난 뒤 한꺼번에 탈출을 결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류경식당 내 복수의 보위부원 중 하위급이 책임자가 외출하고 자리를 비운 사이 이번 귀순을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의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공안에 확인한 결과 이들이 합법적인 신분증을 갖고 6일 새벽 중국에서 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이 동남아 국가가 아니라 중국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라고 확인했다.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귀순과 관련한 중국 정부의 첫 공식 입장이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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