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의원, 햇볕정책 옹호론 펼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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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서한기기자= "상대방을 이해하는 섬세한 배려없이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자."

민주당내 신당추진과 대북송금 특검 등에 대해 비판하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던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김대중 전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강력하게 옹호하고 나섰다.

추 의원은 전국승가학인연합 주최로 오는 11, 12일 중앙승가대학에서 열리는 불교학술대회에서 `불교의 사회참여'토론주제 발표자로 나선다.

추 의원은 9일 미리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참여정부쪽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이 한국안보를 위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부시정권이 불신하는 북한과의 교류를 전제로 한 햇볕정책을 용도폐기해야 한다며 햇볕정책과 거리두기 내지 차별화하는 흐림이 확인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햇볕정책은 민족끼리 서로 도우며 평화교류를 통해 잘사는 길을 함께 가자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대북철학으로,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도 없이 성급하게 햇볕정책의 성과를 낮추어 평가하는 작금의 시류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특히 대북식량지원과 관련, "북한이 호전적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퍼주기를 해야하느냐", "남한에서 준 쌀이라는 것을 북한주민이 모르는데 북한에 쌀을 보내야 하느냐"는 등 정치권과 국민사이에 퍼져 있는 감정적 대응분위기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불교의 이타행을 거론하며 "우리는 무언가 베풀면서 자칫 베푸는 자로서의 우월감에 빠질 수 있다. 그것은 진정한 자비가 되지 못한다. 베푸는 행위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다면 베푸는 행위를 함으로써 자기만족과 자기도취를 취하고자 하는 베품에 그칠 뿐 진정한 이타행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든 국가든 생존을 위해서 얻어 먹어야하는 입장은 참으로 자괴감이 앞설 것이다. 주는 자의 자존심이 있다면 받는 자의 자존심이 있을 것이다. 서로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도록 배려할 때 마음과 마음이 닿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햇볕정책이 성과가 있느냐 없느냐 말이 많지만 햇볕정책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인내심이 요구되는 정책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너무 성급하고 속이 좁았다"며 "그렇게 주고도 무엇이 변했느냐를 따지는 조급함을 버려야만 햇볕정책의 열매를 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민주당내 불교신자 모임인 연등회 회원이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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