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복식 김사랑·김기정, 말레이 배드민턴 우승

중앙일보

입력

리우 올림픽 출전을 위해 독기를 품은 김사랑(27)-김기정(26·삼성전기)이 2016 말레이시아 수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남자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김사랑-김기정은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말라와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차이바오-훙웨이(중국)를 2-0(21-19 21-15)으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전날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이용대(28·삼성전기)-유연성(30·수원시청)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고 결승에 진출한 김사랑-김기정은 대회 우승을 확정하고 코트에 무릎을 꺾고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을 응원하던 말레이시아 현지 팬들도 김사랑과 김기정의 우승을 축하했다. 리우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우승의 의미가 크다.

첫 번째 게임에서 9-11로 밀리던 김사랑-김기정은 11-11 동점을 이룬 뒤 12-11로 역전하면서 분위기를 반전했다. 이어 19-19까지 팽팽하게 맞서다가 내리 두 점을 내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두 번째 게임에서는 13-8로 앞서며 기세를 끌어 올렸다. 탄탄한 수비 후에 날카로운 스매시로 상대를 압도했고, 결국 6점 차 대승을 이끌었다. 이번 우승으로 김사랑-김기정은 올림픽 출전자격 랭킹에서 고성현-신백철(이상 김천시청)을 앞서게 됐다. 올림픽 배드민턴 복식 경기에는 국가별로 2개 조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이용대-유연성과 함께 리우 올림픽에 참가할 남자복식조 한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앞서 열린 여자복식 정경은(KGC인삼공사)-신승찬(삼성전기)은 결승전에서 탕위안팅-위양(중국)에게 0-2(11-21 17-21)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철벽 수비를 펼쳐 관중의 환호를 받기도 했지만, 수비에 몰려 공격으로 치고 나가지 못한 게 패인이 됐다. 이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남자복식 금메달과 동메달, 여자복식 은메달을 따냈다. 대표팀은 다음 주 싱가포르 오픈 수퍼시리즈에 출격한다.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여자복식은 결승전에서는 졌지만, 중국의 탕위안팅-위양과 한 번 겨룰 필요성이 있었다. 처음 해봤는데 노력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신승찬이 수비에서 네트 앞 처리 후 2번째 3번째 이어지는 동작이 연속적으로 안 된 것이 패인이었다. 정경은은 네트 앞 처리에서 과감한 서비스 리턴과 푸시가 적었고, 위로 올리는 공이 많아 수비에 몰렸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김사랑, 김기정은 어제 이용대-유연성을 이기고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김사랑은 네트 앞 처리 시 네트에 붙이는 공이 많아서 수비보다는 공격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이 우승으로 김사랑-김기정은 올림픽 레이스에서 고성현-신백철을 역전하는 점수를 받았다. 싱가포르 수퍼시리즈와 중국 마스터스, 아시아선수권에서 두 조가 경합할 것"이라고 웃었다.

다음은 김사랑-김기정과의 1문1답.

-우승 소감은.

김사랑 “이번 대회가 가장 중요한 경기 플레이가 살아난 것 같아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김기정 “첫 게임은 쉽지 않았다. 두 번째 게임부터 우리 플레이가 살아난 것 같다”

-오늘 결승전 전략은 무엇일까.

김사랑 “경기장 한쪽에서 바람이 많이 불었다. 바람의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하면 좋을 것 같았다.

-결승전에서 만난 중국 선수들은 어땠나.

김사랑 “그 선수들과 상당히 많이 경기를 했다.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상대였는데 오늘은 첫 게임을 잡아 분위기를 탈 수 있었다. 첫 게임을 내줬다면 우리가 불리하게 경기가 흘러갈 수 있었다.

-준결승에서 만난 이용대-유연성 조와의 격차는 얼마나 줄었나.

김사랑 “훈련할 때는 늘 많이 배우는 선수들이다. 저희 조보다는 한 단계 높은 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좋아진 건 무엇인가. 리우 올림픽 티켓을 따기 위한 전략은.

김사랑 “드라이브를 앞세운 공격적인 스타일. 셔틀콕이 저희 스타일과 맞지 않아 공격력이 떨어졌다. 최근 들어서는 공격력이 좋아졌다. 아직 리우 올림픽에 참가팀이 정해지지 않았다. 올림픽 포인트를 많이 따는 게 우선이다.”

김기정 “8강전부터는 확실히 저희 경기를 한 것 같다.”

쿠알라룸푸르=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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