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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함 봐주이소~” 서청원·조윤선과 격전지 인해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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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운데)와 서청원 최고위원(오른쪽), 원유철 원내대표가 7일 열린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계파 갈등을 덮자는 뜻으로 비빔밥을 먹고 있다. 이들은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90도로 인사했다. 직후 마포갑 안대희 후보 지원유세도 함께했다. [사진 김경빈 기자]

“여러분 함 봐주이소~. 제가 이렇게 애걸복걸합니다.”

서울 12곳 돌며 "새누리 과반" 호소
“운동권 지배하는 여소야대 되면
식물국회, 식물정치, 식물대통령"
서청원도 “당 맏형인 내 책임, 사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7일 서울 격전지 12곳을 돌면서 내내 “용서해 달라”고 납작 엎드렸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장위전통시장 입구 삼거리에선 성북을 김효재 후보 지원 연설 도중 “(공천 과정의) 잘못을 깨닫고 있다. 저한테 모든 벌을 주시고 김효재 한번 살려 달라”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권력자’란 단어를 다시 꺼냈다. 김 대표는 “왜 정치가 혐오와 지탄의 대상이 됐는지 30년 동안 정치하면서 내린 결론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공천을 주는 권력자만 두려워해 정치가 썩어 빠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곤 “21대 총선,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100% 상향식으로 국민공천제를 하겠다. 새누리당에 과반 의석을 달라”고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6일 긴급 선거대책회의에서 ‘반성 모드’로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7일 오전 11시30분엔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원유철 원내대표 등 공동 선대위원장들이 여의도 당사에서 ‘비빔밥’ 회동을 했다. 계파 갈등을 덮고 비빔밥처럼 뒤섞여 화합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사전투표일(8~9일)을 하루 앞두고 투표를 안 하겠다는 ‘집토끼’ 민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급히 마련한 퍼포먼스였다.

김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국민 눈 밖에 나는 잘못을 했다”며 “저희 잘못이지만 새누리당의 과반수가 깨지고 운동권 세력이 지배하는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 식물국회, 식물정부, 식물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 최고위원도 “우리 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못했다”며 “당의 맏형인 제 책임도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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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직후 마포갑 안대희 후보 지원유세 때는 인해전술을 폈다. 김 대표는 물론 원 원내대표, 서 최고위원, 조훈현·최연혜 비례대표 후보 등이 총출동했다. 오후 6시30분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안 후보의 유세차에 올랐다. 서초갑 당내 경선 패배 후 공식 활동을 자제해 오던 조 전 수석은 “제가 당연히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운룡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주말까지 납작 엎드려 살려 달라고 할 것”이라며 “그다음엔 인해전술로 격전지를 대거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도권 지원유세를 하는 김 대표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노원병 이준석 후보 지원유세를 할 땐 김 대표가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서 안철수를 선택해 주시기를”이라고 말실수를 해 폭소가 터졌다. 김 대표는 “하루에 10번 넘게 (유세를) 하다 보니… 여러분 웃기려고 일부러 그런 것”이라며 유머로 넘겼다. 이어 “과반을 넘겨야 하는데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용서해 달라, 잘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글=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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