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좋아하시죠?"…담당 판사에 소포 보낸 간 큰 피고인

중앙일보

입력

 
재판을 받고 있는 담당 판사에게 소포를 보낸 피고인이 뇌물 공여죄로 고발 당하게 됐다.

이달 1일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성수(42·사법연수원 32기) 판사 앞으로 한 꾸러미의 소포가 도착했다. 김 판사는 농업협동조합법 위반으로 자신이 재판 중인 피고인 A씨가 보냈다는 것을 알고 겉포장을 뜯지 않았다. 대신 소포를 7일 오전 10시 15분 열린 A씨의 공판기일에 들고 갔다.

김 판사는 공판 검사와 A씨, 변호인이 보는 앞에서 소포를 열게 했다. 안에는 A씨가 쓴 책 한 권과 우표책 4권, 탄원서 등이 나왔다고 한다.

“이 우표책을 제게 보낸 이유가 무엇인가요. 제 인터넷 프로필에 우표 수집이 취미라고 나온 걸 보고 보낸 겁니까?”

“….”

김 판사가 계속 추궁했지만 A씨는 끝내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인천지법은 A씨의 행동이 재판에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A씨를 뇌물 공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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