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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1호 동대문"또 몸살|지하철 이어 이번엔 가스 배관 공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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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하철 공사로 한 때 시끄러웠던 보물1호 동대문의 안전시비가 이번에는 고압가스(LNG)배관공사를 둘러싸고 재연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문화재위원들간에 빚어지고 있는 이번 시비는 도시가스공사 측이 최근 서울시와 환경청에 낸 경인지역 가스 배관공사계획서와 자체 환경영향평가보고서가 그 발단.
가스공사 측은 이 계획서에서 직경5백mm에 10기압의 고압 LNG가스관이 동대문 기단으로부터 18m 떨어진 곳에 지하 2m 깊이로 지나가도록 설계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위원들은 동대문의 보호구역인 반경 50m보다 훨씬 안쪽에 폭발위험조차 높은 고압가스관을 묻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한 반대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가스공사 측은 『기술적으로 동대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건설할 수 있으며 공사 후 가스가 새더라도 완벽한 검출장치가 돼있어 위험성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서울시와 문화재 관리국의 조치가 주목된다.

<배관계획>
86년에 착공할 이 가스관은 종로를 거쳐 동대문 기단에서 18m 떨어진 이대부속병원 쪽 도로 밑으로 지나간다.
배관공사 후 가스 공급할 때 관내 압력은 10기압 정도다.

<위험성>
전문가들은 10기압의 압력이면 5백mm 송수관에 가득 찬물을 1백m까지 뿜어 올릴 수 있는 고압이며 LNG가스가 새어나와 공기 중에 5.3∼14% 가량만 섞이면 약간의 충격에도 폭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대의견>
문화재위원들은 또 동대문이 5m 떨어져 지나는 지하철 1호선, 13m 거리로 지나는 지하철 4호선의 진동외해에 이어 이번에는 폭발 위험성까지 있는 고압 가스관을, 그것도 문화재 보호구역인 반경 50m 이내인 18m 부근에 매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태령박사(서울대 교수)는 『동대문 지역은 지하수가 2m 깊이까지 올라와 있는 곳으로 2m 깊이로 땅을 파게되면 지반을 받치고 있는 지하 수위(지하 수위)가 떨어져 지반이 움직이게 되고 지하 수위는 한번 떨어지면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하고 『이는 동대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된다』고 말했다.
한편 허만일 문화재 관리국장은 18m 거리에 가스배관이 지나는 것은 동대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협의요청이 들어오면 위원회를 소집, 전문가와 문화재위원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들어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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