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집권 후반기 4강 대사 라인업 다시 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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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수(79) 주일 한국대사가 사의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4강(미·중·일·러) 대사’들을 새롭게 짤 가능성이 크다고 복수의 정부 당국자가 말했다.

유흥수?주일대사?사의?계기
주미?안호영?3년?채워
주중?김장수는?피로?쌓여

외교부 관계자는 6일 “유 대사가 지난달 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했을 때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유 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양국 간 최대 난제인 위안부 문제가 합의된 뒤부터 “이제 내 할 바는 다 했다”는 얘기를 주변에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유 대사가 “새 대통령이 취임한 뒤 교대하는 게 관례지만 내가 빨리 그만두지 않으면 차기 대사의 임기가 줄어든다”고 말했다고 6일 보도했다. 새 주일 대사엔 박준우(63) 세종재단 이사장이 유력하다고 여권 고위 관계자가 말했다.

주일 대사뿐 아니라 안호영(60) 주미 대사 등 임기가 만료되는 외교부 고위직 연쇄 인사도 준비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안 대사는 6월로 부임한 지 3년이 된다. 정무직에는 임기가 따로 없지만 통상 3년을 정년으로 여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상대국에 미리 통보를 하고 아그레망(외교사절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2~3개월 여유를 두고 후임을 인선한다”며 “다만 이번엔 주미 대사관이 박 대통령의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3월 31일)를 준비해야 해 시기가 다소 미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미 대사가 교체될 경우 후임으론 주철기(70)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조태열(61) 외교부 2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지난해 2월 임명된 김장수(68) 주중 대사도 업무 피로 가 많이 쌓여 있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김 대사는 지난달 공관장회의 때 주요국 대사들이 관례로 해 온 출입기자단 간담회도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5월 임명된 박노벽(60) 주러 대사는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봉영식 선임연구위원은 “이번에 인사를 하면 박근혜 정부 끝까지 함께할 인물”이라며 “특히 대북제재 등 상황이 엄중한 현 국면에선 주재국의 압박도 이겨 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그래서 4강 대사를 재정비하는 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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