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계절의 부업「손뜨개」붐|"취미"는 옛말, 수요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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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손뜨개 제품이 4계절 상품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취미 외에 주부들의 부업창구로도 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1일 선보인 「한국여성의 집 부업은행」의 경우 주부 35명에게 손뜨개 부업을 알선, 월 13만∼15만원의 수입을 안겨주고 있고, 저소득층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서울시 부녀복지관은 손뜨개 강습 수료자에 한해 취업으로 연결시켜주고 있다.
손뜨개가 이처럼 취미와 부업으로 자리를 잡게 되자 최근 손뜨개 강습이 주부 수강생들로 붐비고 있다.
초급·중급 두 반으로 나누어 6개월 코스의 손뜨개 강습을 실시하고 있는 계몽기획을 비롯, 한국수편물학원·뜨개 방·문화센터 등은 비수기인 봄 강좌에도 주부 수강생들이 몰리는 편.
이용우씨(제일모직 원사 판매과)는 『손뜨개 수요가 82년에 비해 2배 가량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소재와 디자인 개발▲세계적인 니트 유행▲손뜨개 수출의 창구 개발 등을 손뜨개 붐의 주 요인으로 꼽는다.
현재 국내 니트 시장은 82년부터 서서히 손뜨개 붐을 맞고 있는 실정.
제일모직이 올해 처음으로 봄과 여름용 털실 5종류 1백여 색상을 출하했고, 필푸치사는 털실 판매와 함께 명동에 손뜨개에 관한 전문 자료실을 개관했다.
또 외국과의 기술제휴 및 공동개발도 늘어 제일모직과 필푸치사는 니트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와, 계몽기획은 일본 보그사와의 기술제휴로 소재 개발 및 편물교육에 나서고 있고, 손뜨개 교재는 일본 책 복사 판 위주에서 「주부생활」과 계몽기획이 손뜨개를 위한 전문도서를 각각 시판, 손뜨개 붐을 반영해 주고 있다.
손뜨개 니트의 올해 유행 색조는 연한 핑크와 그린·블루 계통.
소재는 입어서 시원한 느낌을 주면서 가벼운 면과 마 등 천연섬유 사용이 두드러지며 특히 완성된 후 요철처럼 짜임새에 변형을 준 것이 특징.
혼합사로는 이탈리아의 디자이너들이 실 한 올 한 올을 직접 디자인한 혼합 사 「파가이가」(아크릴50%, 코튼 35%,폴리아미드 15%)와 「인트리코」(코튼 50%, 레이온 31%, 비스코스 9%) 등이 짜임새가 특이해 신소재로 인기가 좋은데 가격은 1파운드에 3만∼4만원선.
장식사인 팬시 사는 1파운드에 1만원 선이다.
손뜨개 디자이너 강일순씨(한국수편물학원장)는 『코 만들기·단 늘리기·가장자리 마무리 등이 손뜨개의 기초과정』이라며 초기에는 장갑·머플러·방석에서 점차 마무리에 기술이 필요한 조끼·웃옷·오버 등으로 연습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들려준다.
손뜨개의 품삯은 스웨터 류는 한 벌에 l만5천∼1만8천 원, 오버코트는 3만∼3만5천 원인데 부업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3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숙련공이어야 한다.
바늘은 4개 짜리 대바늘이 8백∼1천 원, 링 바늘이 1개에 2천∼2천5백원. 수입품은 국산에 비해 2∼3배가 비싸다.<육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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