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진지한 자세가 아쉽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최근『집중기획』『특별기획』『추적…』류의 사회고발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새로운리포터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리포터들이 충분한 사전지식이 없어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과장된 행동에 지나친 경어나 비어를 사용함으로써 프로그램의 격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KBS 제2TV가 12일 밤 방영한『집중추적-냉동식품 알고 드십니까』는 이를 그대로 보여준 프로그램.
냉동고를 취재하기 위해 들어간 여성리포터는 마치 자신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된 듯 괴성을 지르며 수다를 떨었다. 또 다른 리포터는 냉동이 잘된 생선과 그렇지 않은 생선을 비교하면서『조상이 달라서 그렇습니까』라는 말을 쓰는가 하면『냉장고 온도가 몇도나 되시는지 알고 계십니까』라는 지나친 경어를 쓰기도 했다.
일요일 아침 MBC-TV가 방영한『청소년특별기획-말씀해 주세요 할아버지』는 청소년문제와 노인문제를 함께 조명, 경로사상을 일깨우는 성의 있는 프로였으나 리포터로 등장한 코미디언의 망발로 구성의 매끄러움에 돌을 던졌다. 근로청소년과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산행에 동행한 리포터는『소주 한잔 생각난다』며 껄껄 웃는 등 할아버지·할머니들에게 반말을 일쑤로 했다. 이 프로의 진행을 맡은 탤런트 최불암의 매끄러운 진행, 품위 있는 말투와 큰 대조를 보였다.
따라서 참신한 이미지를 주는 새로운 리포터의 등장도 좋지만 충분한 교육이 앞서야할 것이다. 리포터는 현장을 보여주며 이를 전달하는 임무에만 충실하면 된다. 그러므로「미모의얼굴이라서, 말을 잘 하니까 리포터로 기용한다」는 식은 곤란하다. 또 그 프로그램의 성격이나 시청자 층에도 적합한 인물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양재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