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경쟁자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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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선수들과 비교해서 뒤처지지 않는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가 더 씩씩해졌다.

러시아에서 훈련하고 있는 손연재는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내가 스스로 이끌어가는 느낌이 강한 시즌"이라면서 "메달 획득보다 경기력이 계속 좋아지고 있는게 기쁘다. 최고 점수까지 받았고 앞으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8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손연재는 러시아 모스크바 전지훈련 틈틈이 많은 국제대회를 출전하면서 실점 감각을 키우고 있다. 매 대회마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3일 끝난 이탈리아 페사로 리듬체조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4종목(후프·볼·곤봉·리본) 합계 73.900점으로 개인 최고점 기록을 새로 썼다. 이 점수는 손연재가 지난 2월 핀란드 에스포 월드컵 은메달 획득 당시 받았던 기존 개인종합 최고점 73.550점보다 0.350점 높은 것이다.

손연재가 올 시즌 향상된 부분은 체력이다.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고전했던 손연재는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올렸다. 리듬체조 선수들은 가녀린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손연재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우고 기초체력을 증진시켰다. 그 결과 지난 2월말부터 7~10일 간격으로 참가하고 있는 월드컵 대회에서 지치지 않고 무난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확실히 힘이 넘치는 연기에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손연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처음 해본 웨이트 트레이닝의 성과다. 이전보다 내 몸을 스스로 잘 콘트롤 하고 있다는 게 만족스럽다"며 "올림픽을 위해 지금 체력을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연재는 아직 올림픽 경쟁자 야나 쿠드랍체바·마르가리타 마문(이상 러시아),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등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경쟁자들이 전부 출전한 페사로 월드컵에서는 개인종합 4위에 그쳤다. 쿠드랍체바가 금메달, 마문이 은메달, 리자트디노바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손연재는 "경쟁자들이 모두 출전한 페사로 월드컵을 앞두고 부담이 컸다. 하지만 내 프로그램이 (쿠드랍체바·마문·리자트디노바 등에 비해) 뒤처지지는 않는다. 앞으로 내 연기를 깔끔하고 완벽하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속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경쟁자들은 지난 시즌에 계속 매 종목 18.5점대를 유지했다. 나는 올해 이 점수를 받았다. 다시 떨어지지 않고 계속 이 점수대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손연재는 장점인 회전 기술에 심혈을 기울이고 꽉 찬 연기를 위해 경쾌한 댄싱 스텝을 더 가다듬을 예정이다.

올림픽 메달에 대한 열망도 뜨거워졌다. 손연재는 "월드컵과 올림픽은 정말 다르다. 올림픽에선 점수가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데 오히려 나에겐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12 런던 올림픽 때 톱 랭커들도 긴장을 하면서 실수를 많이 했다. 당시 손연재는 10위권 밖으로 평가됐지만 상위권 선수들이 줄줄이 실수하면서 5위를 기록했다.

손연재는 "목표는 항상 높아진다. 잘하게 되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올림픽까지 남은 시간동안 완벽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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