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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인공지능 로봇이 20~30대 투자 모델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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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얼마 전 바둑기사 이세돌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판단력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알파고의 실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사람들은 ‘로봇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실감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건 비단 바둑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금융’이다.

최근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개인고객 컨설팅 직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550명을 감원하는 대신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활용한 온라인 투자 플랫폼으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에선 고객을 상대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활성화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제도화돼 있지 않다. 아직까지 사람이 개입하는 서비스만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바꾸기 위해 이르면 올해 안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다양한 유형의 로보어드바이저가 제안한 투자 모델로 금융 전문가가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달 초 출시한 ‘한국투자 로보랩’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디멘젼’ ‘쿼터백’ ‘밸류시스템’ 등 세 곳의 투자 자문회사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산을 운용한다. 회사마다 적극, 중립 두 가지 유형의 투자 모델을 선정해 고객에게 제시한다.

쿼터백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밸류시스템은 주식이나 채권형 ETF, 디멘젼은 주식·ETF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국내외 주가·채권 지수에 따라 ETF에 투자하는 고객은 쿼터백, 개별 종목 투자를 원하는 고객은 밸류시스템, 펀드와 주식에 투자하는 고객은 디멘젼의 자문 서비스를 선택하면 된다. 지점에서 설문지를 작성해 자신의 투자 성향을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한국투자 로보랩’ 시리즈 출시

한국투자 로보랩의 또 다른 특징은 40~60대 중장년층이 아닌 20~3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이다. 사회 초년생이나 결혼·주택구입·출산·자녀양육으로 투자 여유가 없는 고객도 투자가 가능할 수 있게 가입금과 수수료를 낮췄다.

기존에는 평균 자산이 5000만원 이상이어야 종합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었지만 한국투자 로보랩은 500만원부터 가능하다. 자문 수수료도 평균 2.6%에 비해 1~1.5% 수준으로 저렴하다. 1%대의 수수료로 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 신긍호 상무는 “로보랩은 단순히 자산관리를 돕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종합자산관리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는 직원이 개입하지 않고 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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