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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알록달록 봄꽃 피는 앙증맞은 화분 옹기종기 모였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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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서울리빙디자인페어`관람객들이 식물을 인테리어소품으로 활용해 꾸민 전시 부스를 구경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집을 직접 꾸밀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선보였다. 식물을 집 안에서 키우는 ‘홈 가드닝(Home Gardening)’ 공간이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집 안을 푸르게 꾸밀 수 있는 가드닝 트렌드를 살펴봤다.

내 손으로 ‘홈 가드닝’

거실·주방 등 구석구석
작은 녹색 정원으로 꾸며
밝고 맑은 집 안 분위기

“집 안 곳곳을 화분과 꽃으로 꾸미면 자연과 함께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지난달 30일 ‘2016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만난 주부 이경희(38)씨는 작은 화분과 식물로 꾸며진 전시 공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씨는 “요즘 셀프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전시장을 찾았는데 봄을 맞아 초록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유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29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콘텐트를 선보인 이번 전시에서 식물을 주제로 한 공간이 눈에 띄었다.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곳은 종합 인테리어 브랜드 까사미아가 선보인 ‘포터블 가든’. 거실·주방·베란다 등 공간별로 생활정원을 가꿀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 전시 기간 내내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식물을 실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

식물을 키우기에 알맞은 가구와 소품, 상추·허브와 같은 식물을 주방에서 키우고 장식할 수 있도록 한 공간, 책상이나 옷걸이에 식물을 매달아 키우도록 연출한 공간 등을 선보였다.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로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공간상’을 수상했다. 까사미아 디자인 연구소 최윤경 소장은 “베란다·부엌·거실·침실 등 집 안 곳곳에서 가구나 용기, 소품 등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생활 정원을 연출할 수 있도록 공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기획전인 ‘디자이너스 초이스’에서도 식물을 주제로 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김택수 건축가는 주방에서 텃밭을 가꾸면서 요리할 수 있는 ‘가드닝 키친’을 선보였다. 녹색식물과 철근을 소재로 은퇴한 60대를 위한 생산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김 건축가는 “싱크대 위에서 대파를 키우면서 요리할 때 바로 씻어 사용할 수 있는 주방을 상상해 공간을 꾸몄다”고 말했다.

요즘 홈 가드닝이 주목받는 이유는 내 집은 내 손으로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셀프 인테리어 열풍을 타고 가구나 소품을 바꿔 집 안 분위기를 손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홈 드레싱’ 수요도 늘고 있다. 여기에 ‘힐링’ ‘웰빙’ 트렌드가 강조되면서 아파트나 주택 등 도심 속 주거공간에서 작은 정원을 가꾸는 ‘홈 가드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테리어 공사를 크게 하지 않더라도 집 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내 취향대로 집 안을 꾸밀 수 있어서다.

자연을 주제로 공간을 기획하는 베리띵즈 윤숙경 디렉터는 “식물을 키우면 도심 속 내 집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며 “동시에 식물 자체가 집 안을 풍성하게 가꿔주는 디자인적인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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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 키친. 주방에서 채소를 재배해 곧바로 요리에 사용 할 수 있도록 꾸몄다.

최근 극성을 부리는 미세먼지의 영향도 적지 않다. 봄이 되면서 공기 정화 효과가 있는 식물을 중심으로 홈 가드닝에 필요한 관련 제품의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11번가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다육식물, 공기 정화 식물 같은 원예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다. 화병과 분재 등 원예도구·재료 매출은 같은 기간 13% 증가했다. ‘선인장 화분’과 ‘미니 다육 표정 화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 21% 상승했다. G마켓에서도 지난달 미니 화분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늘어났다. 플라스틱 화분은 492%, 허브식물 243%, 선인장 107%, 화분 받침은 130% 증가했다.

부엌이나 식탁에 놓고 키우며 음식 재료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허브류 화분도 인기다. 11번가에서 관상용과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애플민트’와 ‘레몬바질’의 최근 3개월 동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 18% 늘었다.

인테리어 업계, 홈 가드닝 신제품 눈길

인테리어 업계도 홈 가드닝에 필요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LG하우시스는 베란다 공간을 꾸밀 수 있는 폴딩도어와 통풍과 배수가 잘돼 화분에 물을 주거나 물청소를 할 수 있는 바닥재를 출시했다.

홈 가드닝에 성공하려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실내환경에서 키우기 적합한 식물을 골라야 한다. 물 관리와 통풍에도 신경써야 한다.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 관리가 손쉬운 선인장과 같은 다육식물이나 그늘진 곳에서도 문제 없는 아이비, 스킨답서스 같은 화초가 적당하다.

텃밭을 가꿀 때에는 재배가 쉬운 청경채·케일과 같은 쌈채소류를 추천한다. 예쁜 화분이 아니더라도 우유팩이나 깡통처럼 흙을 담고 씨앗을 심을 수 있는 오목한 용기만 있으면 작은 텃밭을 가꿀 수 있다. 소규모로 재배하기 때문에 가드닝을 위해 추가로 도구를 구입할 필요도 없다. 모종삽 대신 숟가락을, 갈퀴 대신 포크를 활용하면 된다.

『그녀의 아지트, 베란다』의 저자 박희란씨는 “베란다 바닥에 식물을 늘어놓고 키우는 것보다 같은 종류라도 선반이나 재활용품 용기를 활용하면 위치를 바꾸기도 좋고 골고루 햇빛을 받을 수 있어 한결 관리하기 쉽다”고 조언했다.  

글=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서울리빙디자인페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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