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신발 사이즈 커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한국인의 신발 사이즈가 커졌다. 금강제화는 올해 1분기 특대 및 특소 신발매장인 ‘빅앤스몰’의 남성 빅사이즈(280~310mm)와 여성 빅사이즈(255~260mm) 신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빅사이즈 신발 판매 증가는 한국인의 체격이 서구화되면서 키와 발 치수가 함께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년 전인 1995년 금강제화에서 가장 많이 팔린 남성 신발의 사이즈는 250~255mm(39%)였는데, 지난해엔 260~265mm(40%) 사이즈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여성 신발도 1995년 36%를 차지했던 240~245mm 사이즈가 2015년엔 42%로 비율이 높아졌다.

빅사이즈 신발 판매량 증가는 키뿐만 아니라 비만인구 증가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구두를 선택할 때 발 길이보다는 발 볼에 맞춰 사이즈를 결정한다.

기사 이미지

[그래픽 중앙일보 디지털제작실]

지난달 14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발표한 ‘제7차 한국인 인체지수 조사’에 따르면 30대 이상 남성의 절반 가량이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의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상 남성들이 뚱뚱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발 볼이 넓은 빅사이즈 신발의 판매량도 증가한 것으로 금강제화 측은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키높이 깔창을 사용하는 남성의 증가도 빅사이즈 신발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상적인 신체 비율로 보이기 위해 굽이 외부로 드러나는 키 높이 구두 대신 일반 구두에 깔창을 넣어 자연스럽게 다리가 길어 보이길 원하는 남성이 늘면서, 자신의 발 치수보다 5mm 정도 큰 신발을 찾는 것이다.

금강제화의 임경록 과장은 “예전보다 소비자들의 발 사이즈가 커지는 데다, 패션의 완성을 위해 키높이 깔창을 쓰고, 자신의 발 사이즈보다 큰 뾰족 구두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빅사이즈 신발 생산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고 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