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스트레스 없는 5% 행복한 직장인 당신도 속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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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직장인이 업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칼과 같다. 하지만 날카로운 칼도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면 성공의 보약이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 상황이 지나치거나 평소 관리를 잘못하면 심신을 해치는 독약이 될 수 있다. 지난 15일 한국직무스트레스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중심으로 직무스트레스의 원인과 대책을 소개한다.

◆ 22%가 직무스트레스 시달려=한국직무스트레스학회가 254개 사업체 근로자 7000명을 조사한 결과 73%는 잠재적인 직무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고, 22%는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스트레스가 없는 '행복한'직장인은 5%에 지나지 않았다.

직무 스트레스에 빠진 직장인은 우울감을 자주 느낀다. 밤에 잠들기 어렵고 집중이 잘 안된다. 괜히 화가 나고, 매사 의욕을 상실해 새로운 업무를 배우기 힘들어진다. 업무 태만과 함께 상사.동료에게 시비를 거는 공격성도 보인다. '하루 쉬고 쉽다''다 때려 치우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상사.동료는 물론 본인도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 어떤 질환에 걸리나=스트레스는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 직무스트레스학회 박정선 회장은 "직무 스트레스 자체가 심장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 심장에 문제가 있었던 사람에게 심혈관 질환(빈맥.부정맥.고혈압.협심증.심근경색 등)이 촉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혈관 질환에 걸리기 쉬운 유형도 있다. 이른바 A형(혈액형이 아니라 행동 유형) 사람이다. 이들은 성격이 급하고 참을성이 없으며 공격적이다. 매사에 의욕적이고 성취욕.승진 욕구가 강하다.

근골격계 질환에도 잘 걸린다. 어깨가 결리고, 요통을 호소하는 근골격계 질환은 신체적 부담(반복 동작.불편한 자세 등)과 정신적 스트레스의 합작품이다. 부동 자세로 장시간 모니터를 지켜보는 사무직이나 조립 작업을 위해 손목 관절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생산직 근로자가 회사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병하기 쉽다.

정신 건강도 위협을 받는다. 대인관계 회피.불안.우울.짜증.탈진.분노.원망.무력감 등이 주증상인 '탈진 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 예방.관리가 최선=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직장인은 우선 담배를 끊고 고혈압.고지혈증 치료를 받는 등 다른 심혈관 질환 유발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45세 이상의 남성, 55세 이상의 여성 직장인은 심장에 부담을 주는 업무를 되도록 피하는 게 상책이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작업, 고열.한냉.야간 작업, 직업 운전, 교대근무, 장시간의 노동은 심장 건강에 해롭다.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려면 같은 자세로 장기간 작업을 하지 말고, 너무 무거운 물건을 들지 말아야 한다. 또 올바른 자세로 일을 하고, 작업 도중 스트레칭으로 근육에 쌓인 피로를 풀어준다.

심신 이완요법.자율훈련법.명상.바이오피드백 등 스트레스 완화법도 권장된다. 심신 이완요법은 편안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은 뒤 심신의 이완을 돕는 지시문을 외우게 한다. 하루 1시간씩 1주일만 배우면 혼자 할 수 있다.

명상은 뇌파를 바꾸는 스트레스 극복법이다. 조용한 곳에서 편안하게 정자세로 앉은 뒤 눈을 감고 주문을 반복한다(하루 2회 실시). 이를 꾸준히 하면 혈압이 떨어지고 불안 등 스트레스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때는 스트레스 원인에 따른 맞춤식 치료가 필요하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스트레스연구소 우종민(신경정신과) 소장은 "매사를 왜곡해 생각하는 직장인에겐 인지 수정요법이 효과적"이며 "이미 지난 일을 계속 반추하고, 남과 자주 비교하며, 다른 사람의 평가에 너무 예민한 사람이 이 치료법의 적용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 직무 스트레스 관리 어떻게 하나

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생각과 행동습관을 바꾼다

-완벽주의, 지나친 자책, 비관에서 탈피

-감정에 치우지지 말고 합리적으로 사고

-긍정적.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습관

-남에게 인정받으려고 일하지 않음 -거절하고 포기할 줄 알기

② 생활 습관을 바꾼다

-규칙적이고 적당한 식사 -카페인 섭취를 줄이거나 끊음

-주 3회(매회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

-미리 계획해 여유있는 스케줄 짜기

③ 스트레스 관리법을 익힌다

-점진적 근육이완법, 바이오피드백, 명상법, 복식호흡, 심호흡

자료:인제대 서울백병원 스트레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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