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정관절제후의 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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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정관절제술(남성불임술)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2∼1983년 사이 65만명이상이 국가보조로 무료시술을 받았고, 자비로 시술받은 사람도 18만명은 넘을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1981년까지 지구상에서는 4천만명이상이 정관절제술로 수태조절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별로는 중공이 1천5백만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가 1천2백만명, 미국이 8백만명, 한국을 포함한 기타국가가 3백만명 이상이다.
이 방법의 수용도가 높은 것은 정관절제술이 ①1백년이상의 임상경험을 가졌고 ②간편하고 ③정확하고 ④안전하고 ⑤염가이고 ⑥피임이외의 정력감퇴·고혈압·신체쇠약 같은 다른 해로운 영향이 없는 것은 물론 ⑦필요할 때는 복원이 가능하다는 등의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관절제술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서 이미 절단된 정관을 다시 이어 임신을 가능케하지 않으면 안되는 불가피한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된다. 그 비율은 정관절제술을 받은 사람 5백명당 1명꼴이다.
지난 21년동안(1964∼1984) 필자가 시술한 복원수술인 정관문합술만도 7백62명이나 된다.이것은 한개의 과에서 한 집도자에 의해 경험된 예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아 세계보건기구 (WHO)인간생식연구계획의 지원으로 중공을 위시한 인도·미국·인도네시아 등 여러나라에 가서 임상성적을 시범, 발표한 적이 있다. 이들의 복원희망 동기는 재혼이 41%로 가장 많고, 자녀사망이 37%, 심경의 변화가 17%, 정신적 영향이 5%가 된다.
정관은 성냥개비정도의 굵기(3mm), 길이 약 30cm의 정자가 통과하는 길로 절제된 관을 다시 연결하는 수술은 1백50분이 소요되며, 환자는 입원하여 수술받고 1주일동안 누워있어야 한다. 복원수술의 성공률은 정관절제술에서 복원수술까지의 폐쇄기간이 짧을수록 높으나,10년이내면 큰 지장이 없다. 정관절제술을 어떤 방법으로 하였든간에 복원수술을 할 때는막힌 부위의 멍울을 잘라 버리고 건강한 부위의 정관 끝과 끝을 이어주게 된다.
복원수술 후도 매달 한 번 정액검사를 임신할 때까지 반복하게 되며, 임신하는 것은 시술후 6개월∼1년 사이가 가장 많다. 이 복원수술은 통증이 별로 없고 또 다른합병증이나 부작용도 없다.
여기서 필자의 수술결과를 요약하면 현미경적 미세수술군에서 개통률(해부학적 성공률) 은 90%에, 임신율(기능적 성공률)은 51%가 된다.
참고로 세계 여러 학자들의 성적을 보면 개통률이 83%∼98%가 되고 임신율이 33∼76%다. 이처럼 아직 개통률과 임신율 사이에는 격차가 있어 이를 극복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정관절제술은 가까운 장래에 가역성 피임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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