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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특전사 부사관 105명 보험사기로 입건, 400여명 자료 추가요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찰이 전·현직 육군 특전사 부사관의 보험사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전·현직 군인들은 거짓 장애진단서 등으로 거액의 보험금을 타냈다가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1일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김모(27)씨 등 전·현직 특전사 부사관 10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105명 가운데 현역이 10여 명, 나머지는 전역자로 파악됐다. 하지만 장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에게 보험사기를 알선한 혐의(사기·사문서위조)로 황모(27)씨 등 보험브로커 2명과 최모(27)씨 등 병원브로커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 등 보험브로커들은 2013년부터 2014년 말까지 현역 특전사 부사관 105명을 상대로 장해진단비를 받을 수 있는 보장성 장애보험 등에 대거 가입하게 했다. 이에 따라 부사관들은 적게는 7~8개, 많게는 17개까지 보험에 가입했다. 이들은 주로 전역 뒤 브로커들이 안내하는 특정 병·의원에서 거짓 장해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타냈다.

이들 105명이 보험사 34곳에서 타낸 보험금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50억원에 이른다.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6000만원까지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보험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전·현직 군인 400여 명의 보험가입서류를 금융감독원에 추가 요청했다. 또 브로커의 활동이 적발된 이후인 2015년 이후 특전사 부사관 출신 등의 보험 가입자서류를 금융감독원에 추가 요청했다.

경찰은 추가 서류를 요청한 400여 명을 포함하면 보험사기 금액은 200억원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2015년 이후까지 더하면 보험사기 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특전사 부사관이 보험사기를 위해 이용한 병원은 전국적으로 170곳에 이른다. 육군 의무대와 국군 수도병원 등 군 병원 9곳과 일반 병·의원 161곳이다. 경찰은 이들 병원을 이번 달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보험금을 타낸 수법은 다양하다. 진료기록부에 다친 날짜를 보험가입 이후로 조작하거나 사적인 일로 다쳤지만 공무수행중 다쳤다고 서류를 조작했다. 또 입대 전 다치고도 훈련 중 다친 것으로 꾸미거나 보험가입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특전사 부사관이면서 보험가입이 쉬운 일반 부사관으르 기재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정형외과에서 발급해 보험사에 제출된 장해진단서 58매는 원본과 의사 서명이 일치하지 않는 등 진단서가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보험브로커와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간에 검은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한편 혐의가 입증되는 대로 전·현직 특전사 부사관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청 본청에서도 부산경찰청과 마찬가지로 군인들의 보험사기를 수사하고 있어 전·현직 군인들의 보험사기 파문은 확대될 전망이다.

부산=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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