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150억원 최고…특별 보너스가 급여의 6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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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내 경영인 중 지난해 보수를 가장 많이 받은 등기 임원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30일 주요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권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149억5400만원이었다. 급여는 20억8300만원이지만 상여금·인센티브 등으로 128억71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각종 ‘특별 보너스’가 기본 급여의 여섯 배가량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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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회장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반도체 사업 등 DS부문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고용량화와 기술 리더십 확보를 주도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2014년 보수는 93억8800만원이었다.

LG생활건강 차석용 두 배로
조선업 10억 이상 거의 없어

반면 다른 삼성전자 주요 경영자들 연봉은 감소했다. 2014년 145억7200만원을 받아 샐러리맨 ‘연봉킹’ 자리에 올랐던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지난해 총 47억9900만원으로 연봉이 전년보다 약 98억원 줄었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이 부진한 것이 반영된 결과다.

이처럼 올해 주요 경영인의 연봉은 기업 실적에 좌우됐다. 기업 가치를 늘린 경영인은 상여금 등을 통해 급여가 많이 오른 반면,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기업·업종에서는 고액 연봉자의 수가 적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21억51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시가총액을 1년 새 70% 늘린 덕분이다. 지난해 7년 만에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기여한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도 지난해 연봉이 20억1700만원으로 전년보다 44.2% 늘었다.

반면 윤갑한 현대차 사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 탓에 연봉 인상 폭이 미미했다. 호실적을 기록한 정유화학 업계는 등기이사의 연봉이 많이 오른 반면 구조조정의 한파를 겪고 있는 조선업계는 10억원 이상의 연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너 일가 중에선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보수가 9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는 지난해 등기 임원 가운데 가장 많은 총 215억원가량을 받았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64억5600만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58억원,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53억48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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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밖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48억9808만원,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46억600만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45억3200만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44억800만원, 구자용 E1 회장 41억2400만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40억7700만원, 허창수 GS 회장 37억9900만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35억74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재계 3위 SK그룹을 이끄는 최태원 회장은 지난 18일 등기이사에 복귀해 지난해 보수 공개 대상이 아니다. 삼성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유일하게 연봉이 공개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0억3100만원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모비스에서 총 24억6600만원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등기 임원이 아니어서 연봉 공개에서 제외된 오너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달 초 법이 개정되면서 2018년부턴 ‘등기·미등기 임원’을 가리지 않고 상위 5명의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손해용·이현택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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