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부 요직엔 노벨상 수상자가 5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기사 이미지

“미국 에너지 장관은 물리학자이고 내무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은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해양대기청장은 지구과학자이자 우주인이죠. 2009년 취임사에서 과학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 요직에 과학계 인물을 대거 등용했습니다.”

존 홀드런 미 백악관 과기정책실장
“일자리 만들려면 과학기술 혁신을”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 미국 대표로 방한한 존 홀드런(72·사진)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3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특강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장관급 인사인 그는 미국 과학기술정책을 조정하고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홀드런 실장은 “정부 고위직에 노벨상 수상자 5명을 등용했고 과학기술혁신 예산은 건드리지 않은 게 오바마 정부 과학기술 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로켓 과학자 출신인 그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등에서 환경과학을 강의했다.

이날 강연도 기후 변화와 탄소 배출량 감축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홀드런 실장은 “미국 내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현재의 70% 수준으로 감축하고 클린에너지 확보를 위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셰일가스는 클린에너지로 가는 에너지 발전 단계의 중간 과정”이라며 “미국도 전기 생산에서 셰일가스가 석탄을 대체하고 있다. 셰일가스를 태울 때 발생하는 메탄은 석탄보다 적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이 온실가스 감축이란 기후 변화 대응책과 상충되는 것 아니냐’는 KAIST 대학원생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홀드런 실장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한·미 양국의 적극적인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클린에너지와 탄소 배출량 감축 기술 개발을 위해 양국의 협력 증진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풀어야 할 국제적인 과제로 감염병 억제와 생물 다양성 보존, 빈곤 퇴치 등을 꼽았다. 홀드런 실장은 “국제적 과제와 함께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도모하고 환경 재난 등에 대비하기 위해선 과학기술 혁신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1일 열리는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서는 로봇과 바이오의학·공중보건 등을 주제로 양국 간 협력 방안이 논의된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