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한국, 34년 뒤면 세계 2위 고령화 국가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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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부터 2050년까지 전세계 인구 중 5세 이하 비율과 65세 이상 비율. 2020년이 되기 전에 고령인구가 5세 이하 인구를 추월한다.

2050년이 되면 한국이 세계에서 2번째로 고령인구(65세 이상)비율이 높은 국가가 된다. 미국 통계국이 28일(현지시간) 발표한 ‘늙어가는 세계 2015(The Aging World : 2015)에 따른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5.9%로 40.1%를 기록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10명 중 4명 꼴이다. 한국의 경우 2050년 전체인구 4337만명 중 1557만명이 65세 이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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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그래프를 보면 2050년 한국은 전 세계 2위의 고령 국가가 된다. [자료=미 통계국]

한국은 전세계 국가들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 65세 이상 인구가 3.8%에 불과했지만 2015년 13.0%를 기록한 데 이어 2050년에는 35.9%까지 급상승 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7% 이상)로진입했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1% 이상)에 진입해 27년만에 가장 고령화 된 국가가 되는 셈이다. 이는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중국(34년), 태국(35년), 일본(37년) 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다. 프랑스는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 진입하는데 157년이 걸렸고, 영국은 100년, 미국은 89년이 걸렸다. 인구감소도 크다. 2050년까지 100만명 이상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국가들 중 한국은 7번째로 많은 인구(570만 명)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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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걸린 시간은 27년이다. [자료=미 통계국]

보고서는 인구 고령화와 기대 수명 증가를 지적하는 동시에 한국의 노인 복지 수준이 하위권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을 받는 비율은 80%를 상회하지만, 노인 빈곤율이 45%를 넘어 34개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혔다(2010년 기준). 이는 20% 내외인 미국ㆍ일본의 2배가 넘고 네덜란드의 40여배에 달하는 수치다. 65세 이상 인구가 국가 보조를 받을 수 있는 비율도 한국은 6.4%에 불과했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 보조를 받는 국가는 6개뿐이었다. 일본은 노령인구 중 12.8%, 이스라엘은 22.1%가 국가 보조를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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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한국 인구 중 빈곤상태에 놓인 이들은 45%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미 통계국]

그 밖에 보고서는 한국의 여아 선호비율도 새로운 현상으로 주목했다. 보고서는 1980년대 한국, 중국, 인도 등의 남아 선호 현상이 현재 불균형적인 남녀 성비로 나타났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의 남아 선호 현상이 줄어 들고 여아 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50년 인간의 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76.2세로 예상됐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기대 수명이 91.6세로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국가로 전망됐고 한국은 84.2세로 5위에 올랐다. 남성의 기대수명은 81.5세이고 여성은 87.1세로 여성이 5년 이상 오래 래 살 전망이다. 또 2050년 북한은 남한에 비해 훨씬 젊은 나라로 나타났다. 남한 국민의 평균나이(중위값)이 55.1세인데 반해 북한은 41.8세를 기록했다. 일본의 평균나이는 56.4세였다.

리처드 호즈 박사는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은 점점 더 오래 살고 있지만 그것이 곧 건강한 삶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고령화 시대가 다양한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인이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지, 기대수명을 지탱할 노후 자금이 충분한지 등이 고령화 사회의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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