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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파일] "대리 부르셨어요?" 차에서 잠든 취객 주머니 턴 절도범 덜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피의자 김씨가 차에서 잠든 취객의 물건을 훔치는 장면 (서울 서초경찰서 제공)
 
대리기사를 기다리다 차에서 잠이 든 취객들의 주머니를 상습적으로 턴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대리기사인척 행동하며 차에서 잠든 취객의 몸을 뒤지고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김모(52)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김씨는 서울 강남구ㆍ서초구 일대에서 밤늦게 시동을 켠 채로 차량에서 잠들어 있는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잠든 취객을 발견하면 차에 접근해 문을 두드려 취객이 잠들었는지 확인하고, 재빨리 문을 열어 돈이 될만한 물건을 모두 훔쳐 달아난 것입니다. 김씨는 이런 수법으로 2014년 6월부터 최근까지 취객의 현금ㆍ휴대전화ㆍ귀금속 등 총 28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절도 등 전과 17범인 김씨의 범행은 매우 치밀했습니다. 범행이 적발될 위기에 처하면 대담한 연기로 빠져나갔습니다. 범행 중 피해자가 잠에서 깨면, 자신이 대리기사인 것처럼 행동하며 “대리기사를 부르지 않았느냐?”고 묻는 식입니다. 실제 김씨는 대리기사인척 10여차례 목적지까지 운전을 하고 대리비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 주변에 폐쇄회로TV(CCTV)가 있으면 대리기사인 척 차에 올라타 한적한 골목으로 이동한 뒤 금품을 훔치기까지 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훔친 물건을 장물업자에게 팔아넘겨 현금으로 바꾸고, 이를 생활비로 쓰거나 경마 등 도박으로 탕진했습니다. 경찰은 김씨에게서 물건을 넘겨받고 처분한 장물업자 김모(60)씨도 검거해 구속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때문에 아무 죄 없는 진짜 대리기사들이 범인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며 “다른 범행 사실이 있는지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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