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체 뒷돈’ 의혹 KT&G 사장 영장 청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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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광고대행업체 대표로부터 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백복인(51·사진) KT&G 사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석우)는 “백 사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배임수재 외에 증인도피 혐의도 있다”고 28일 밝혔다.

백복인 사장, 돈 받은 혐의 부인

앞서 지난 1월 민영진(58) 전 사장이 협력업체로부터 1억79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KT&G는 전·현직 사장이 연이어 수감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백 사장은 2010∼2011년 KT&G 마케팅본부 실장, 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광고대행업체 A사 권모(57) 대표로부터 광고수주와 계약 유지 청탁 명목으로 5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KT&G의 브랜드 광고를 수주했다. 검찰은 광고를 따내는 과정에 금품 로비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 사장은 또 2013년 경찰이 KT&G 관련 비리를 수사할 당시 핵심 증인인 강모씨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강씨는 KT&G의 서울 남대문로 호텔 신축사업에서 용적률 상향 계약 체결에 관여했던 부동산업체 대표라고 한다. 강씨는 당시 경찰이 출석을 요구하자 태국으로 도피했다.

백 사장은 강씨의 해외도피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경찰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강씨와 주변 인물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백 사장은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백 사장의 구속 여부는 30일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한편 검찰은 광고주에게 대금을 과다 청구하거나 하청업체와 짜고 거래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횡령) 등으로 지난 9일 구속된 A사 권 대표, J사 김모(47) 대표·박모(53) 전 대표·김모(53) 부사장을 이날 기소했다. 이들 업체로부터 9700여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KT&G 브랜드실 팀장 김모(45)씨도 함께 구속 기소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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