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새로운 한·미 원자력협정을 체결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2015 영산외교인상’을 수상한 박노벽(60) 주 러시아 대사는 18일 “(미국과의 협상은) OX게임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러 옵션 속에서 합당한 규정을 찾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방향을 제시해 마련된 정치적 동력과 학계·산업계의 지원이 시너지 효과를 내 선진·호혜적 협정이 됐다”고 덧붙였다.
영산외교인상 박노벽 주러 대사
한·미 양국은 2010년 10월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시작했다. 박 대사는 2011년 4월부터 한국 측 수석대표를 맡아 4년여 간 협상을 이끌었다. 협정문은 지난해 4월 타결됐다.
박 대사는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측 대표단에는 ‘핵 비확산계의 대부’라 불리는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차관보를 비롯, 전문성이 풍부한 이들이 다수 있었고 인력도 우리의 두 배 정도 됐다”며 “우리 전략을 읽히지 않는 게 관건이었고”고 말했다.
2013년 4월 만료된 협정이 2년 연장된 데 대해 그는 “문구 미세조정에 들어간 뒤에도 단순히 한두 마디 고치는 걸로 만족할 수 없었기에 넉 달이 더 걸렸다”며 “결과적으로 충분히 활용할 기간이 있었던 게 다행”이라고 회고했다. 박 대사는 협정 개정이 외교부 내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실(국) 신설,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차관급) 출범 등으로 이어진 점도 성과로 꼽았다.
글=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