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배구 통했다" 현대건설 기업은행 3-0 꺾고 챔프전 1차전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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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이 IBK기업은행을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현대건설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준 완승이었다.

현대건설은 17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챔프전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8 25-23 25-17)으로 승리했다. 센터 양효진(27)이 22점을 올렸고, 외국인 선수 에밀리(24·미국)도 16점으로 뒤를 받쳤다. 세터 염혜선(25)은 빠르고 안정된 토스워크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해 흥국생명과의 플레이오프(2-0 승)를 치르고 올라온 현대건설은 2010-2011시즌 이후 5년 만의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 전 '현대건설의 배구'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흥국생명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우리 배구'를 펼쳐 승리해 자신감을 얻었다. 상대의 전력과 관계 없이 우리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배구를 펼치면 챔프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기업은행고가 이번 시즌 3승3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4~6라운드에서 내리 졌다.
양 감독이 말한 '현대건설의 배구'는 강한 서브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다양한 공격 루트로 상대 블로킹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보다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챔프전을 준비했다. 최근에는 서브 훈련 시간을 2배 이상 늘렸다.

양 감독의 전략은 경기에서 그대로 통했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자신감을 얻은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1세트에 현대건설 세터 염혜선은 황연주(5득점)-양효진-에밀리-한유미(이상 4득점)에게 고루 배분하며 상대를 혼란시켰다. 6개를 기록한 블로킹도 위력적이었다. 2세트 들어 현대건설은 확률 높은 에밀리의 공격 기회를 늘려 효과를 봤다. 기업은행은 6득점씩을 기록한 김희진-박정아 좌우 쌍포가 살아나며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23-24에서 양효진에게 쉬운 오픈 찬스를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결국 기세를 탄 현대건설은 3세트마저 따내며 중요한 챔프전 1차전을 차지했다.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기업은행은 6라운드에서 왼 손가락 골절상을 당해 결장한 외국인 선수 맥마혼의 공백이 컸다. 맥마혼 대신 중책을 맡은 최은지는 경기 초반 잇따라 공격 범실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8일 손가락에 심은 핀을 뺄 예정인 맥마혼은 2차전부터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경기를 온전히 소화하기는 힘들 거 같다"고 말했다. 2차전은 19일 오후 2시 화성에서 열린다.

화성=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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