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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처방전] 멀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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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드라이브를 망쳐놓는 멀미엔 장사가 없다. 트라팔가 해전에서 나폴레옹을 이긴 영국의 넬슨 제독도 배멀미를 했고, 아라비아 로렌스도 낙타를 탈 때마다 멀미를 했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우주비행사도 첫 비행 때 30%가 멀미를 느낀다고 한다.

멀미를 예방하려면 여행 전날 푹 자야 한다. 또 여행 당일엔 평소보다 가볍게 먹는 것이 원칙이다. 과식하거나 식사를 거르면 오히려 멀미를 더 잘 일으킨다. 하루 식사도 대여섯끼로 나눠 조금씩 먹는 것이 좋다.

식단은 곡식.야채.과일 중심으로 짜야 한다. 생수나 시원한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출발 전 위에 부담이 적은 당분 위주로 식사를 하고,여행 도중엔 당분 음식보다 단백질 음식을 취한다(아주대 가정의학과 김광민 교수).

멀미 예방을 위해 여행 전이나 도중에 삼가야 할 대상 1호는 술과 담배다. 콜라 등 탄산음료, 커피.홍차 등 카페인 음료, 우유.요구르트 등 유제품, 레몬주스 등 신맛이 나는 과일주스도 기피 대상이다. 휴게실에서 파는 햄.튀김 등 지방 식품, 맵고 강한 향료를 쓴 음식도 좋지 않다.

멀미로 구토를 한 후엔 증상이 가라앉은 뒤 먹거나 마셔야 하며, 이때 맑은 유동식(미음.수프 등)을 조금 먹도록 한다(고려대 안암병원 김경주 영양과장).

서양에선 생강을 최고의 멀미 예방.치료제로 친다. 생강의 매운 맛인 진저롤.쇼가올이 중추신경계를 진정시키고 위 등 소화기관을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강은 멀미약과는 달리 졸림도 없다. 그래서 서양인들은 여행을 떠나기 30분 쯤 전 속이 빈 상태에서 생강을 먹는다.

멀미를 하면 따뜻한 생강차나 페퍼민트차, 또는 이들 성분이 든 사탕과 비스킷을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페퍼민트는 장에 찬 가스를 제거하고 탈이 난 위를 달래준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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