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혜훈·조윤선 중 1명 영남 재배치설, 양측 모두 반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1. “지역에서 (당에서 실시하는) 사전 여론조사가 진행 중인가요? 전화가 좀 온다고 하던가요?”

강남벨트 8곳 모두 공천 미확정
강석훈·심윤조·김종훈·박인숙
초선 의원 4명 재출마 나섰지만
지난 총선 때 7석 중 5석이 신인

지난 10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가 열리는 대표최고위원실 앞 복도. 어깨를 나란히 한 두 의원이 회의실로 향하며 지역 얘기를 주고받았다. 심윤조(강남갑)·김종훈(강남을) 의원이었다. 같은 외교관 출신으로 ‘강남벨트’에서 19대 국회에 입성, 이번에 재탈환을 노리고 있는 의원들이다. 둘은 당 최고위에 꼬박꼬박 참석하며 정보를 나누고 ‘전우애(戰友愛)’를 다지고 있다.

#2. 13일 경선이 확정된 김을동(송파병·재선) 최고위원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상대 후보로 발표된 김희정 국제경영경제연구원장을 여성부 장관 출신의 김희정(부산 연제) 의원으로 오인하는 주민이 꽤 많다는 얘기를 듣고서다.

이 지역 사정을 잘 아는 당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이 ‘삼둥이 할머니’로 젊은 층에게도 꽤나 인기를 얻고 있지만, 최근 내부적으로 실시한 인지도 조사에서 김 예비후보가 김 최고위원의 절반 가까이 나와 깜짝 놀랐다고 한다”며 “김 예비후보가 이름값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14일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6차 공천 결과에서 ‘강남벨트’(서초·강남·송파 지역 8개 선거구) 한 곳이 경선지역으로 선정됐다. 송파갑의 박인숙 의원, 안형환 전 의원, 진용우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이 경선을 치른다.

기사 이미지

전날 공천위는 강남병을 여성우선추천 지역으로 결정했다. 류지영(비례) 의원과 이은재 전 의원, 이방호 전 의원의 딸인 이지현 전 서울시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때문에 윤창번 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이 탈락했다. 강남벨트는 이렇게 세 곳(강남병·송파갑·송파병)만 경선 윤곽이 잡히고 나머지 5개 지역은 아직 깜깜이다.

그만큼 강남벨트는 대구와 함께 ‘뜨거운 감자’다. 새누리당은 역대 총선 때마다 강남벨트 후보를 막판에 결정했다. 이곳은 당 지지율이 높아 ‘공천=당선’이나 마찬가지여서 전략공천에 활용되곤 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당시 강남 3구에 배정된 7석 가운데 5석을 초선으로 채웠다. 20대 총선에선 김회선 의원과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공석이 된 서초갑과 송파을 지역을 제외하고는 강석훈(서초을) 의원과 심윤조·김종훈·박인숙 의원(모두 초선)이 재출마했다.


▶관련기사
① 친박·비박 싸움에 대구 등 48곳 손도 못 댄 새누리
② 이한구 "당 정체성에 맞지않은 행동, 대가 지불해야"



‘리턴 매치’를 노리는 전직 의원과 정치 신인들이 포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강남 패키지 전략공천설’도 있지만 다른 견해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 와서 새로운 카드가 있겠느냐”며 “오히려 당이 내세운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이 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서울 서초갑 이혜훈 후보(왼쪽에서 두번째)와 조윤선 예비후보(오른쪽 끝)가 지난 3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 당 일각에선 둘 중 한 명을 영남권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뉴시스]

최대 격전지는 서초갑이다.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경쟁 중이다. 당내 계파 간 대리전 양상이 되면서 누구 하나 발을 빼지 못하는 자존심 싸움이 한창이다. 지난해 말 ‘험지 출마론’이 회자되던 무렵 김무성 대표가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 한 지역에 몰리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명망가들이 (험지 출마를) 결심하면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공천위 발표가 늦어지면서 재배치설도 나오고 있다. 둘 다 어느 지역에 가든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중량급 여성 후보라서다. 공천위 사정을 잘 아는 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이 날아간 영남 지역에 한 사람을 이동시켜 활용하는 카드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측은 “재배치설은 말도 꺼내지 마라”고 부인하고 있다.

박유미·김경희 기자 yumi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