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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험해질수록 북한 바로알기 더 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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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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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0운동과 숙명여대가 공동 진행하는 ‘생활 속 북한알기’ 강의에 참석한 수강생들. [사진 박종근 기자]

지난 9일 오후, 서울 숙명여자대학 캠퍼스 젬마홀에 학생 100여 명이 모였다. 사단법인 ‘1090 평화와 통일운동’(이하 1090운동)과 숙명여대가 공동 진행하는 ‘생활 속 북한 알기’ 강좌를 듣기 위해서다. 이 강좌는 지난해 1학기에 이어 두 번째로 숙명여대에 개설된 것으로 미래 통일세대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통일교육이다. 학계에서는 이 강의가 “북한·통일 교육의 롤 모델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숙명여대·1090운동 주최 통일강좌
북한 전문가·학자 13명 일일강사로
의료현실·장마당·대중문화 등 강의

1090운동 공동대표인 김영래 전 동덕여대 총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해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이럴수록 ‘북한 바로 알기’에 대한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면서 “소명의식을 강조하는 통일·북한 교육에서 벗어나 북한의 일상생활, 문화, 지리, 역사와 같은 주제를 선정해 학생들의 관심과 지적 상상력을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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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박종근 기자]

정식 교과 과목으로 15주 동안 매주 열릴 강좌에는 1090운동에 소속된 통일·북한 전문가와 전·현직 총장 등 13명이 일일강사로 참여한다. 이화여대 총장을 역임한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1090운동 이사장)은 북한의 역사와 문화를 강의 주제로 잡았다.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북한군부의 내막을, 박광호 한국농수산대학 교수는 북한의 협동농장에서 농사를 지은 경험을,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는 북한의 의료 현실을 소개할 예정이다. 1000만 부 이상이 팔린 국민 교양만화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은 독일과 남북한 관계를 비교분석한다.

이밖에도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가 탄 흥남철수 피란선에서 태어난 ‘김치 파이브’ 이경필 장승포가축병원장의 평화 이야기, 북한의 대중문화와 장마당 경제, 일상생활 등 폭넓고 다양한 주제의 강의가 준비되어 있다.

강의 전반을 관리하는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일은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로, 내 나름 대로의 감성과 경험으로 직접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제로 지난해 수강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여대생통일연구학회’을 조직해서 캠퍼스 통일운동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수강생 이명지(22·정외과 3학년)씨와 정지민(21·정외과 3학년)씨는 “우리 청년들은 한반도 통일을 직접 경험할 가능성이 큰 세대임에도 북한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이번 수강을 계기로 나만의 작은 통일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안정호 1090 평화와 통일운동 연구원 an.jungho@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1090 평화와 통일운동=남북 교류,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해 2013년 출범한 민간 단체. 10대부터 90대까지 전 국민이 통일운동에 동참하자는 의미로 북한알기 토크콘서트, 평화와 통일 인문학 강좌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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