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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스탠리 큐브릭 전, 며칠 안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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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인

'미국의 전설적인 영화감독, 항상 완벽하려 했고 가장 완벽했던 감독.'

시대를 앞서간 연출과 특수효과로 영화계에 큰 발전을 이룩한 천재. 영화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영상을 만들어낸 거장 스탠리 큐브릭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완벽주의자로 불릴 정도로 높은 기술적 완성을 추구했으며, 창의적인 촬영 기법으로 후대의 많은 영화감독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백과사전'적인 정의를 만나기에 앞서, 10대 청소년 기자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을 인지하게 된 건 디시인사이드 영화 갤러리에서였다. 영화 갤에서 큐브릭 감독의 위상은 상상 이상이다. 그의 작품은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어떤 감독인지 궁금해하던 차에 '큐브릭 횽아'의 인생과 만날 기회가 생겼다.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인생을 전시로 만나다

'스탠리 큐브릭 展'이 열리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전경 [사진=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홈페이지]

그의 영화 인생 전체를 총망라한 스탠리 큐브릭 특별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3월 13일까지 열린다.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 활동을 잘 표현한 이번 전시에선 그의 대표작에 사용된 의상과 소품부터 미공개 영상과 미완성 유작, 일기까지 그의 영화 인생 전체를 보여준다. 1000점에 달하는 전시물을 통해 완벽주의자 스탠리 큐브릭의 철학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다. 후대의 수많은 영화감독들이 오마주한 스탠리 큐브릭의 영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전시 첫번째 섹션, 감독 데뷔 전의 스탠리 큐브릭

큐브릭이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찍은 사진과 기사

큐브릭이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찍은 사진과 기사


전시는 크게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탄생부터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사진기자로 활동했던 기간, 첫 장편영화를 만들 때까지의 모습이다. 스탠리 큐브릭의 사진기, 스탠리 큐브릭의 사진기자 시절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아주 주관적인 감상평


감독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니 참 잘생겼다. 하지만 역시 세월은 못 피하는구나. 공부를 잘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성공한 걸 보면 사람마다 자기와 맞는 일이 따로 있는 것 같다. 나도 하루빨리 나와 맞는 일을 찾고 싶다. 20대가 채 끝나기 전에 결혼을 3번을 했다니, 큰 일을 할 사람은 뭔가 다르군.

두번째 섹션, 큐브릭 오디세이

'배리 린든'에서 사용한 19세기 의상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사용된 우주복과 백팩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사용된 우주복과 백팩

'샤이닝'의 대미를 장식한 미로 모형

'배리 린든' 촬영에 사용했던 카메라. 인공조명 대신 자연광과 촛불로만 촬영하기 위해 NASA에서 우주촬영용렌즈를 빌려 개조해 사용했다.

두 번째 섹션은 '큐브릭 오디세이'로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큐브릭의 작품, 총 12편의 장편영화와 관련된 사전 연구 기록, 각본, 제작 계획안 등이 있다. 감독의 완벽주의적 면모를 증명하는 각종 자료를 비롯해서 촬영 현장 사진, 의상, 세트 모형 등 방대한 수의 소품이 영화별로 전시됐다.

아주 주관적인 감상평

킬러스 키스: 감독은 이 작품의 여배우인 크리스티안 큐브릭과 세 번째 결혼을 했다. 부럽다.

로리타: 분홍색으로 채운 방과 배경음악이 관능적인 느낌.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로리타가 이 영화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었다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968년도에 완성된 영화라고 하기엔 오늘날 영화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압도적 영상미. 알폰소 쿠아론, 크리스토퍼 놀란, 조지 루카스 등 수많은 거장들이 이 작품을 오마주 하고 있다니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남다른 클래스를 느낄 수 있다. 작품 속에서 아이패드를 발견했다! 1968년에 아이패드 같은 전자기기 사용을 예측했다니 천재인 것 같다.

시계 태엽 오렌지: 30년 넘게 상영이 금지됐던 영화. 19세 미만은 전시관을 볼 수 없어서 매우 아쉬웠다.

배리 린든: 18세기 유럽 배경의 영화. 사실적 표현을 위해 촛불 말고 다른 조명을 사용하지 않았다니, 장인정신이 돋보인다.

샤이닝: 잭 니컬슨의 광기 어린 연기로 유명한 '샤이닝'. 감독 맘에 들 때까지 한 장면을 계속해서 찍게 했다는데, 잭 니컬슨이 짜증을 내자 스탠리 큐브릭은 "왜 그래 니컬슨, 넌 더 잘할 수 있는 배우잖아"라고 칭찬하며 더 찍게 했다고 한다. 역시 명감독은 배우도 잘 다룬다.

풀 메탈 재킷: 베트남 전쟁 영화인데 놀랍게도 영국에서 촬영했다고. 부사관 역에 실제 부사관이었던 사람을 캐스팅했는데, 그 이유가 욕을 너무 실감나게 잘해서라고 한다. 군대 가기 더욱 무서워진다.

아이즈 와이드 셧: 당시 실제 부부였던 니콜 키드먼과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았다. 두 사람 다 한참 빛나던 시절이라 진짜 너무나 아름답고 잘생겼다. 두 배우는 권태기를 겪는 부부 역인데 이 영화를 찍고 난 뒤 실제로 이혼했다고 한다. 무척 잘 어울리는 부부였는데 너무 아쉽다.

마지막 섹션, 네버 엔딩 스토리

미완성 영화

미완성 영화 '나폴레옹'의 캐릭터 분석 파일을 모아둔 서랍장

마지막 섹션은 큐브릭의 '네버 엔딩 스토리'다. 스탠리 큐브릭의 영감이 현실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로 구성되어 있다. 그가 완성시키지 못한 작품(나폴레옹, A.I 등)이 공개된다.

'나폴레옹'은 재정적인 문제로 취소됐다고 한다. 유대인 대학살을 다룬 '아리안 페이퍼스'는 비슷한 주제의 '쉰들러 리스트'가 먼저 개봉되면서 제작이 취소된 경우다. 마지막으로 'A.I'는 2001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영화다. '아이즈 와이드 셧' 촬영 도중이라 제작에 참여는 못했지만, 스필버그 감독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자료를 토대로 편집한 작품이라고 한다. 'A.I'를 보고 눈물을 흘렸는데, 사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든 영화라니 놀라웠다. 알면 알수록 멋진 감독이다.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인생

1928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17세 때 사진잡지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다.

1953년에 첫 장편영화를 만들었고 1957년 '영광의 길'을 찍었며 그 뒤를 이어 '스파르타쿠스'를 만들었다. 이후 미국과 작별하고 영국으로 떠났다.

1962년 소아성애를 다룬 작품 '로리타'를 만들어 교황청에게 비난을 받았다. 1964년에는 냉전 체제를 가장 잘 비판한 영화로 뽑히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를 만들었다. 이 영화로 그 해 뉴욕비평가 협회상 감독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됐다.

1968년 영화 역사상 가장 환상적인 장면을 담은 걸작으로 꼽히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제작했다. CG가 없던 시절에 만든 영화지만 아날로그 특수효과만으로 극도로 사실적이며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우주와 우주선의 대한 묘사도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알폰소 쿠아론 등 후대의 유명 SF 영화감독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1971년에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시계 태엽 오렌지’를 만들었는데 이 영화는 사회비판과 염세주의가 극에 달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1981년에는 스티븐 킹의 소설인 ‘샤이닝’을 영화로 제작해 흥행에 성공했고, 1999년 ‘아이즈 와이드 셧’을 최종 편집 작업한 후 사망했다.

-스탠리 큐브릭 展

전시 기간
3월 13일(일)까지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주말·공휴일 오후 7시까지) / 관람 종료 1시간 전 입장 마감
전시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티켓 가격
성인 1만3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


글=박정인(원광고 3)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원광고지부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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