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포스트시즌 우승 무기는 '절실한 마음가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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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다는 절실함'

여자프로배구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IBK기업은행·현대건설·흥국생명 모두 선수들의 간절한 마음가짐에 희망을 걸었다.

여자부는 오는 11일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과 3위 흥국생명과의 플레이오프(PO·3전2승제)를 시작으로 포스트시즌 일정을 시작한다. PO 승자는 정규리그 우승팀 IBK기업은행과 17일부터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를 치른다. 절대강자는 없다. 세 팀 모두 선수 부상과 교체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5-2016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세 팀 감독들은 입을 모아 "반드시 이기겠다는 절실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은 공격의 핵심인 외국인 선수 리즈 맥마혼이 지난달 25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을 받았다. 11일 실밥을 풀고 초음파 검사를 할 예정이지만 챔피언 결정전에 출전할지는 미지수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맥마혼 본인이 뛰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직 어린 선수라서 이런 큰 부상 경험이 처음이다. 선수 본인이 뛰겠다는 마음 먹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며 "나는 그래도 90% 이상은 출전시키고 싶다. 풀타임 아니라 교체로 뛰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공격수 김희진은 "맥마혼이 없어서 힘들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며 "우승한다면 긴 머리 가발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김희진은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짧은 커트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시즌 중반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주축 센터 양효진이 발목 부상으로 잠시 빠진 틈에 계속 팀이 부진했다.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누구 한 명이 잘하기 보다는 6명의 선수가 간절함을 가지고 목표를 설정해야 이길 수 있다. 범실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효진도 "아직 팀 분위기가 아직 안정적이지 않지만 잘 정비한다면 우승할 수 있다"며 "우승한다면 감독님이 춤을 추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흥국생명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겨웠다. 3위 결정을 앞두고 외국인 공격수 테일러 심슨이 족저근막염으로 시즌 아웃됐다. 다행히 새 외국인 센터 알렉시스 올가드를 데려와 우여곡절 끝에 5년 만에 '봄 배구'를 하게 됐다. 그러나 조직력이 매끄럽지 않다. 알렉시스와 포지션이 겹치면서 센터 김혜진이 라이트로 이동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김혜진은 코트에서 경험이 많은 선수다. 분명 빠른 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전으로 안 나올 수도 있지만 전 경기를 다 뛰게 해서 장점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한 곳을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 6명 선수가 똑같이 잘하면 좋지만 분명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가 있다. 그런 선수를 대신해 분위기 메이커가 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팀은 물고 물리는 천적 관계이기도 하다. 흥국생명은 3위이지만 2위 현대건설과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4승2패로 앞선다. 하지만 IBK기업은행과는 1승5패로 열세였다. 반면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은 3승3패로 팽팽했다. 양철호 감독은 "흥국생명전에서 우리가 범실 10개 이상 많으면 졌다. 상대 공격 루트를 잘 파악해 위치 선정을 한다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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