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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탁구, 세계선수권 8강 상대는 포르투갈…남북 대결 무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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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탁구대표팀 [대한탁구협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점쳐졌던 탁구 남북 대결이 무산됐다.

북한 남자 탁구대표팀은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말라와티 샤알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세계 단체전 탁구선수권대회 남자부 12강전에서 포르투갈에 게임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대회 조별 예선에서 5전 전승을 기록해 D조 1위로 8강에 직행했던 한국의 상대는 포르투갈로 정해졌다.

단체전 세계 4위인 한국 남자 대표팀은 내심 북한과의 대결을 원했다. 세계 5위 포르투갈은 유럽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서는 탁구 신흥 강국이다. 경기 전 안재형 남자탁구대표팀 코치는 "포르투갈 선수들의 구질이 까다롭다. 경기를 합리적으로 운영할 줄도 안다. 개인적으론 포르투갈이 껄끄럽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물론 한국 선수들은 북한을 상대로 설욕전도 다짐하고 있었다. 한국은 2년 전, 도쿄 대회 조별 예선에서 북한에 2-3으로 패한 바 있다. 당시 경기에 나섰던 정영식(24·대우증권)은 "대회 초반에 상승세를 타서 분위기가 좋았는데 그 경기로 한순간에 확 가라앉았다. 그 당시 패배를 통해 느낀 게 많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 조별 예선 A조에서 4승1패를 거둬 조 2위로 12강전에 올랐다. 그러나 C조 3위 포르투갈(3승2패)의 전력은 강했다. 1·2경기에 나선 요아오 몬테이로(세계 45위)와 마르코스 프레이타스(세계 11위)는 나란히 풀세트 접전 끝에 박신혁, 최일을 3-2로 눌렀다. 3경기에 출전한 티아고 아폴로니아(세계 26위)는 강위헌을 3-0으로 완파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들은 포르투갈-북한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이상수(26·삼성생명)는 "몬테이로에게만 한 번 이기고, 나머지 선수들에겐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힘든 경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역대 전적은 지금 의미가 없다. 상대가 어떻든 내가 준비한 걸 다 보여주는 경기를 펼쳐보이겠다"고 말했다. 정영식은 "상대 에이스인 마르코스 프레이타스가 이번 시합에서 컨디션이 다소 안 좋아보이는 것 같았다"고 분석하면서 "지난 세계선수권에선 8강에서 탈락했다. 이번만큼은 꼭 그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4일 오후 2시, 8강전을 치른다.

한편 북한 여자 대표팀은 앞서 열린 루마니아와 12강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둬 싱가포르와 8강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12강전에서 독일에 0-3으로 져 탈락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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