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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광풍…상하이 아파트 사흘 새 5600만원 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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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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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집을 사려고 부동산거래센터 밖에서 장사진을 이룬 상하이 시민들. [펑파이 캡처]

상하이(上海)를 비롯한 중국의 대도시에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 설 연휴 무렵부터 자고 나면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 폭등 현상이 반복되면서 부동산 침체로 인한 거품 붕괴를 걱정하던 1년 전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규제 풀자 “이때 아니면 못 산다”
거래센터 인파 몰려 경찰 동원도

 광풍의 진원지는 상하이다. 지난 한 해동안 꾸준한 상승세에 있던 상하이 부동산에 폭등 현상이 나타난 건 최근 20일 사이다.

부동산 중개상 아이우지우(愛屋吉屋)에 따르면 바오산(寶山)구의 아파트 시세는 3주 동안 35%가 뛰어올랐다. 400만 위안(약 7억5000만원)이던 화이하이루(淮海路)의 한 아파트는 사흘 만에 30만 위안(5600만원) 올랐다.

주민 위안쉐쥔(遠學軍)은 “지난해 말 집을 팔았는데 그 사이 30만 위안이 올랐다”며 “너무 빨리 집을 판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매물을 구하지 못해 안달이다. ‘지금 못 사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걱정으로 실수요자가 아닌 사람까지 매물 잡기 행렬에 가담했다.

중국 언론은 이런 현상을 ‘공황성 구매’라고 진단한다. 시내 곳곳의 부동산거래센터에는 이른 새벽부터 장사진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에서 부동산 매매를 하려면 지자체 별로 설치된 부동산거래센터에 가야한다.

1일 바오산구 거래센터는 몰려든 인파로 업무가 마비되자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고 경찰 50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난징(南京), 우시(無錫), 항저우(抗州) 등 인근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광둥성 선전(深?)도 상하이 못지 않게 부동산 광풍이 거세다. 올 들어 2월말까지 거래가 성립된 새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1㎡당 4만7146위안(약 882만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74.84% 올랐다. 선전은 지난 한 해동안 부동산 시세가 52.55% 뛰어올라 전국에서 인상폭이 가장 큰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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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에도 광풍이 밀려들 기세다. 진룽제(金融街) 주변에서 분양을 시작한 새 아파트 단지는 두 시간만에 완판되며 거래량 2억위안(374억원)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다 팔리는 초인기 아파트를 ‘일광반(日光盤)’이라 부르던 것을 뛰어넘어 ‘시광반(時光盤)’이란 별칭이 붙었다.

 폭등 현상의 단기적 원인은 올 초부터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부양책을 쓰기 시작한 데 있다. 각 지방별로 주택 구매 자금 가운데 대출액이 일정 비율을 넘어서면 안 된다고 규제하던 상한선을 더 높여주거나, 까다롭던 대출 조건을 완화하고 거래세를 낮춰 준 정책이 시행되자마자 부동산 과열로 이어진 것이다.

또 지난해 중반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 자금과 주식시장 불안으로 갈 곳 없는 투자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서유진 기자 yyjune@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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