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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뻐근하게 말달렸다, 스크린 앞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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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신사동의 한 스크린 승마장에서 젊은 여성들이 실내 승마를 즐기고 있다. 달리는 말 모형 앞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이용자의 칼로리 소모량과 달리는 속도 등이 표시된다. [사진 김경록 기자]

다양해진 실내 스포츠

실제 승마처럼 몸통 박차고 고삐로 조종
스크린 야구는 진짜 타격하며 9이닝 경기
스키·스킨스쿠버 같은 실내 강습도 활발

말은 예상보다 말을 잘 들었다. 양발로 말의 몸통을 차니 점차 속도가 올라갔다. 20분이 채 되지 않아 몸이 후끈후끈해졌다.

 고삐를 잡아당겨 방향을 전환하고 속도를 조금 더 높였다. 가장 빠른 속도로 5분 정도 초원을 질주하니 숨이 가쁘고 땀이 났다. 고삐를 세게 당겨 말을 멈춰 세우고 잠시 숨을 골랐다. 승마를 실내로 옮겨온 스크린 승마 얘기다.

 스크린으로 즐기는 스포츠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흔해진 스크린 골프뿐 아니라 스크린 승마, 스크린 야구도 나왔다.

 직접 체험해본 스크린 승마는 소리와 움직임 모두 실제 승마와 큰 차이가 없었다. 좌측의 대형 거울과 전면의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었고, 여러 명이 함께 경주를 벌이며 기수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40분 정도 말을 달리고나니 허벅지와 복근이 당기기 시작했다. 이용 가격은 시간당 3만원 정도. 실제 승마의 5분의 1 정도 가격이다. 말에서 떨어져 다칠 위험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스크린 승마의 주요 이용자는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젊은 여성들이다. 오혜지 ‘OK스포츠클럽’ 매니저는 “승마는 자세 교정과 몸매 관리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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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서 공이 날아오는 실내 스크린 야구장.

 스크린 야구는 스크린에서 날아오는 공을 배트로 치는 방식이다. 친 공의 방향과 속도를 기계가 즉석에서 판독해서 이용자의 타구 스타일에 맞춰 공을 보낸다. 무작위로 공이 날아오는 실외 야구 연습장보다 더 재미있게 야구를 즐길 수 있다. 이용 가격은 9이닝 기준 3만원대. 사회인 야구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대학원생 문세종(27)씨는 “일반 실외 야구 연습장과 타격감이 별 차이가 없다”며 “실제 야구는 최소 9명을 모아야 하고 장소 섭외의 문제가 있는데 스크린 야구는 그런 제약이 적다”고 말했다.
 
실내에서 연습하고 실전에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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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클라이밍 주 이용자는 20~30대 여성이다.

인공 암벽을 오르는 실내 클라이밍은 이미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24일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실내 암벽등반장 ‘더자스 클라이밍’에는 평일 오전인데도 5~6명이 인공 암벽을 등반하고 있었다. 대부분 여성이었다. 김자하(33) 대표는 “탄탄하고 균형 잡힌 몸매를 원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여성들이 많이 온다”며 “하루 이용 가격이 2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라고 말했다.

 실내에서 스킨스쿠버를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초보자에게는 산소통·수트 등 필요 장비를 대여해 주고 스킨스쿠버 하는 방법도 가르쳐 준다. 이론 교육, 실내 교육, 바다에서의 실습까지 마치면 스킨스쿠버 자격증도 딸 수 있다. 장비 대여를 포함한 비용은 3회 40만원대. 추지혜 ‘잠실 스쿠버스쿨’ 강사는 “고요한 심해의 세계를 탐험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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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잔디 슬로프가 설치된 실내 스키장.

 실내 스키장도 있다. 슬로프에는 눈이 아닌 특수 인조 잔디가 깔렸고, 슬로프를 움직여 스키 기술을 배울 수도 있다. 초보자라도 1시간씩 10회 교육을 받으면 실외 스키장에서 중급 슬로프를 탈 수 있는 실력이 된다고 한다. 1회 이용 비용은 5만원대. 이창선 잠실 스키센터 강사는 “스키는 몸의 균형감각을 키우고 하체를 단련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실내 스키는 계절에 상관없이 스키를 즐길 수 있으며 기본자세를 다지고 실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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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총기를 실제로 쏴보는 실내 사격장.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사용한 총을 쏴볼 수 있는 실내 사격장도 인기다. 영화 ‘아저씨’에서 주인공 역을 맡았던 원빈이 사용한 ‘글록 17’과 영화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사용했던 ‘발터 P99’ 등의 권총을 실제로 사용해볼 수 있다. 방탄조끼를 입고 사격장에 들어가면 사격 선수 출신 안전요원이 일대일로 사격 지도를 해준다. 총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이용 가격은 10발에 2만원대다. 이승욱 ‘남대문 실탄사격장’ 본부장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최근에는 중국·일본 관광객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인턴기자 jam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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