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제춘모 다승왕 눈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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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끈하게 잘 빠졌다. SK 오른손 투수 제춘모(21)의 첫인상이다. 1m91㎝, 82㎏의 몸이 그렇고 꽃미남 연예인 부럽지 않은 외모가 그렇다. 광주 동성고의 전신 광주상고 시절 청바지 지면광고에 등장했을 정도로 '롱다리에 꽃미남'이다. 마운드에 올라서도 마찬가지다.

프로 2년차답게 패기를 앞세운 공격적인 투구가 트레이드 마크다. '삐끗하지 않는 직구'로 정면승부를 건다. 좀처럼 도망다니는 일이 없다. 모자 안쪽에 '유리병처럼 깨져도 깡통처럼 찌그러지지 않는다'라는 그만의 좌우명을 써놓고 다닌다.

이런 제춘모가 무패가도를 이어가며 SK를 이틀 만에 선두로 복귀시켰다. 제춘모는 4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6과3분의2이닝 동안 1실점으로 상대타선을 막아내 시즌 8승째를 올렸다. 8승을 올리는 동안 패전은 단 한번도 없다. 나가면 이긴다. 이날도 7안타를 맞았지만 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공격적으로 덤볐다. 지난해 9월 15일 사직 롯데전부터 10연승째다.

SK는 제춘모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조경환의 결승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조경환은 0-1로 뒤지던 4회말 롯데 주형광을 상대로 전세를 뒤집는 2점홈런을 뿜어냈다.

제춘모는 시즌 초 중간계투 요원이었으나 조진호가 선발에서 이탈하면서 제3선발로 자리를 잡았고 5월 24일 수원 현대전부터 선발로 고정된 뒤 꺾일 줄 모르고 순항하고 있다. 그때부터 일곱번 선발로 나가 6승을 올렸다. 지난해 9승(7패)을 거둔 제춘모는 이 페이스라면 두자리 승수는 물론 다승왕(현재 공동4위)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잠실 LG전에서 7-4로 이겼다. 현대 선발 김수경은 시즌 4승째를 올렸다. 현대 심정수는 5회초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으로 시즌 28호를 기록했다. 대구(삼성-한화), 광주(기아-두산) 경기는 비로 취소돼 5일 오후 3시부터 더블헤더로 열린다.

이태일.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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