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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시간 넘긴 필리버스터…오늘 선거구 처리는 불투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맞선 더불어민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100시간을 돌파했다.

이종걸 “테러방지법 독소조항 빼야”
원유철 “테러방치법 만들자는 얘기”

지난 23일 오후 7시6분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28일까지 이어졌다.

이날 24번째 주자인 더민주 홍종학 의원 등이 필리버스터를 계속했다. 이 의원 외에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에 포함된 전정희 의원을 비롯해 총 15명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더민주 은수미 의원이 세운 최장 기록(10시간18분)은 27일 정청래 의원(11시간39분)이 갈아치웠다.

 여야는 국회로 선거구 획정안이 넘어온 만큼 2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획정안이 담긴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문제는 필리버스터가 계속되는 상황에선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이다. 테러방지법안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29일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이 처리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28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랜 장고 끝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한 획정 결과를 환영한다”면서도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은 독소조항 없이는 그대로 통과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가정보원의 통신 감청 규정 조항과 관련해서 ‘국가 안전보장의 우려가 있는 경우 테러 방지를 위해’ 감청을 할 수 있다고 한 중재안은 수용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더민주 주장엔 테러방지법이 아니라 ‘테러방치법’을 만들자는 저의가 숨어 있다”고 맞섰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중재안은 국회 법제실의 검토 의견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엿새째 진행 중인 필리버스터에 대해서도 “국회 본회의장이 허위 괴담 유포의 장, 거짓 망언의 장, 야당 릴레이 선거운동의 장으로 전락되고 있다”며 “야당 의원실에서 (본회의장) 방청권 수백 장을 싹쓸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본회의 전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집을 놓고도 여야는 신경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획정안을 다룰 국회 안행위를 오후 2시에 열자고 했지만 야당이 오후 10시로 연기하자고 했다” 고 비판했다.

더민주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법안 연계 전략으로 선거법 처리를 두 달 가까이 끌어온 것은 새누리당”이라 고 반박했다.

위문희·김경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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