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적중한 김희진의 예언, IBK 3번째 정규시즌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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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팀 분위기가 좋아요. 오늘 정아도, 은지도 잘 할 거에요. 우승할 걸요." 김희진(25·IBK기업은행)의 예언은 적중했다.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김희진과 리즈 맥마혼의 부상을 이겨내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기업은행은 27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프로배구 6라운드 홈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3-2(25-18 14-25 18-25 25-18 15-10)로 물리쳤다. 1세트를 따낸 뒤 내리 2세트를 내준 기업은행은 4세트 초반 11-0까지 앞서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5세트 14-10에서 나온 변지수의 블로킹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19승9패(승점57)가 된 기업은행은 잔여경기에 관계없이 현대건설(17승12패·승점51)을 따돌리고 1위를 확정지었다. 기업은행은 2013-14시즌 이후 3년 만의 통산 세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등에 숫자 '3'이 씌여진 티셔츠를 입은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우승을 만끽했다.

기업은행은 주포 두 명을 빼고 싸웠다. 지난 25일 맥마혼이 도로공사전에서 왼손 약지를 다쳤기 때문이다. 26일 수술을 받은 맥마혼은 전치 4주 판정을 받아 이날 경기에 뛰지 못했다. 27일은 때마침 맥마혼의 생일이었지만 병원에서 회복하느라 경기장도 찾지 못했다. 주축 선수 김희진도 여전히 관중석을 지켰다. 김희진은 지난달 30일 오른손 약지를 다쳤다. 다행히 26일 핀을 제거했지만 훈련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정규시즌 투입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도 김희진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예상대로 기업은행은 높이 싸움에서 밀렸다. 1세트에서는 상대 범실과 박정아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했지만 2세트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3세트까지 블로킹 10개를 당하는 사이 1개를 잡는데 그쳤다. 유효블로킹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3세트에서는 10-4로 앞서다 리시브까지 흔들리면서 10-11로 역전당한 뒤 허무하게 졌다.

하지만 기업은행에는 박정아가 있었다. 박정아는 삼각편대의 두 축이 없는 가운데 공격을 책임졌다. 1세트에서 64.29%의 놀라운 성공률을 보이며 10점을 올렸던 박정아는 2·3세트에서는 2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4·5세트에서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지난 도로공사전에서 개인 최다득점(31)을 올렸던 박정아는 이날 백어택 6개를 포함해 32점(공격성공률 39.43%)을 올렸다. 올 시즌 첫 선발 출전한 최은지도 분전했다.

이정철 감독은 "최은지가 수비나 연결은 부족하지만 공격력이 좋다"고 했다. 맥마혼 대신 라이트로 나선 최은지는 상대 목적타 서브에 고전했지만 팀에서 두번째로 많은 14점을 올리며 박정아를 받쳤다. "현대건설이 은지에 대한 분석이 거의 안 되어있을 것"이라는 김희진의 예감도 맞아떨어졌다. 세터 김사니도 노련한 볼 배급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진출에 성공한 기업은행은 3번째 챔프전 우승에 도전한다. 기업은행의 파트너는 정규시즌 2위와 3위가 벌이는 플레이오프(5전3승제) 승자다.

화성=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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