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여성 산 채로 불태워…美 '잔혹' 사건 범인 잡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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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여성 제시카 챔버스(오른쪽)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퀸튼 버델 텔리스(27).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끔찍한 살인 사건의 범인이 1년 3개월만에 드러났다.

2014년 12월 6일 미국 미시시피에서 19세 여성 제시카 챔버스가 자신의 차량에서 산 채로 불타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소방관이 출동해 불을 껐지만 챔버스는 몸 98%에 화상을 입었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내 숨졌다. 당시 챔버스는 죽기 직전 소방관에게 “에릭의 짓이다”라는 분명치 않은 말을 남겼다.

챔버스의 친척들은 그가 매우 활발한 성격으로 나중에 간호사나 치과의사,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친구들은 챔버스는 친절하고 주변을 잘 믿는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챔버스는 사우스파놀라 고교의 치어리더이자 소프트볼 선수로 활약했다.

이 사건을 맡은 존 챔피언 지방검사는 “피해자가 사망한 방식이 매우 잔혹하다. 이제까지 다뤄봤던 일 중 가장 끔찍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당국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지만, 주변에서 의혹이 될만한 정황을 전혀 발견할 수가 없었다. 2만건의 전화번호가 분석했고 주변 인물 150명을 조사했고 테네시 인근 모든 지역을 수색했지만 현재까지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끔찍한 살해 방식과 챔버스의 미스테리한 ‘다잉 메시지’, 그리고 용의자로 특정할 만한 인물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이 연쇄 작용을 일으켜 이 사건은 미국 전역에 크게 보도됐다. 수많은 사람들이 ‘네티즌 수사대’로 참여해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3개월만에 범인이 잡혔다. 미국 미시시피주 지방검찰은 27세 흑인 남성 퀸튼 버델 텔리스를 챔버스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텔리스와 챔버스는 같은 동네의 친구 사이였다고 한다. 텔리스는 챔버스가 사망하기 직전 가장 마지막으로 연락을 취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의 전화번호 기술 분석 결과 텔리스의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국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텔리스가 챔버스를 살해한 동기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마약이나 갱단과 연루되지 않은 개인 범죄로 보고 있다.

텔리스도 애초 조사 대상인 150명에 포함돼 있었지만 용의 선상에 오르지는 않았다. 이후 텔리스는 2015년 여름 루이지애나로 이사했다.

현재 텔리스는 지난해 8월 미허가 체크카드를 세 차례 쓴 혐의로 체포돼 루이지애나주에서 수감돼 있다. 그가 사용한 체크카드가 살해된 대만 대학생 샤오밍첸(34·여)의 것으로 밝혀지면서 살인 혐의도 받고 있다. 샤오는 실종 신고 일주일 뒤 그의 아파트에서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아직 텔리스가 샤오를 살인한 증거는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텔리스는 루이지애나에서의 사건이 종결된 뒤 미시시피로 이송될 예정이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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