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은수미 '10시간 18분'최장기록 ···野 필리버스터 계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10시간 18분 동안 무제한 토론을 진행했다. 은 의원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기사 이미지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10시간 18분 동안 무제한 토론을 진행했다. 은 의원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안을 직권상정하면서 시작된 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가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무려 10시간 18분동안 무제한 토론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은수미 의원의 무제한 토론은 1969년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기록한 10시간 15분의 최장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5시간 33분),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1시간 49분)에 이어 세번째 토론자로 나선 더민주 은수미 의원은 파란 색 자켓을 입은 정장 차림이었지만 아예 운동화를 신고 단상에 올랐다. 오랜 시간 서있을 걸 대비해서다. 토론이 4시간을 넘어가자 은 의원을 무릎을 굽혔다 펴거나 허리를 돌리는 등 발언 도중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사 이미지

5시간이 넘게 서서 발언한 김 의원과 은 의원은 수분 섭취를 최소화했다. 단상 위에 마련된 물로 입만 축이는 정도였다. 은 의원의 발언시간이 6시간을 넘어서자 의장석이 있던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괜찮나”라며 은 의원을 걱정하기도 했다.

기사 이미지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10시간 18분 동안 무제한 토론을 진행했다. 은 의원이 물을 마시고 있다. 김경빈 기자

 은 의원은 정 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국정원 강화법을 만들기 위해 국정원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테러방지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댓글사건 관련된 의혹도 다시 언급했다.


▶관련기사 박 대통령, 야당 필리버스터에 "기가 막힌 현상"



  은 의원에 앞서 109분간(오전 12시 40분~오전 2시 29분) 발언을 한 문 의원은 “국정원은 다른 나라 정보기관에 비해 아마추어 집단이다. 국정원에 감청 등 너무 큰 권한을 쥐어주는 건 위험하다”며 정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문 의원에 앞서 발언한 김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이 생긴 이후 처음으로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가지고 있던 5시간 19분의 기록을 넘어 5시간 33분동안 무제한토론을 했다.  DJ는 1964년 4월 20일 김준연 의원 구속동의안 통과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에 나서 5시간이 넘도록 발언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발언 시간 동안 ‘국가대테러활동지침’을 모두 읽었다. 발언이 4시간을 넘어서자 이석현 국회 부의장이 김 의원에게 ”힘들면 다른 의원에게 넘겨도 된다”고 했으나 김 의원은 발언을 이어갔다. 김 의원이 333분 동안의 무제한 토론을 끝내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치면서 김 의원에게 환호를 보냈다.

  더민주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필리버스터는 불법직권상정에 대한 대응”이라고 했다. 그는 ”이 법이 통과되면 국정원 권한이 남용될 것이 명백한데도 이 법을 막지 못한다면 역사적 죄인이 될 수 밖에 없다“며 ”무제한 토론을 통해 테러방지법의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내용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수미 의원에 이어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그 뒤를 이어 더민주 유승희 의원, 최민희 의원, 강기정 의원이 무제한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