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보이스, 서핑은 계속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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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첫 내한, 보컬 마이크 러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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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밴드 비치 보이스의 현재 모습. 가운데가 리드보컬이자 유일한 원년 멤버인 마이크 러브다.

멤버 변해도 우린 여전히 미국 대표 밴드
‘서핀USA’ ‘코코모’ ‘펀펀펀’ 준비해
이번이 한국서 마지막 서핑은 아니겠죠

비치보이스가 데뷔 55년 만인 올해 3월,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 비치보이스는 멤버 평균 연령 70대가 됐지만 그들의 노래 ‘서핀 U.S.A’만큼은 여전히 여름철 젊은이들을 신나고 들뜨게 만든다. 비치보이스의 리드 싱어 마이크 러브(75)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근황을 들어봤다.

- 데뷔 55년이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원동력이 뭔가.

 “한 그룹이 50년 넘게 유지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아닌 팬들이 우리의 음악을 지켜왔다. 나 개인적으로는 1967년에 인도 북부 힌두교 성지 리시케시에서 초월명상 지도자로 유명한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를 만나 배운 명상이 큰 도움이 됐다. 목소리를 상하게 하는 것은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잘 쉬고, 늘 운동하고, 잘 먹고 잘 자려고 한다.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룹이 결성될 당시엔 모두 젊었고, 그래서 방탕하게 살면서 건강을 해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했다. 나는 명상이 잘 먹고 잘 자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술? 축하할 일이 있다면 샴페인은 조금 마시겠지만, 그게 전부다. 나를 관리하고 채찍질한 것이 지금의 비치보이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관리해야 한다.”

- 원년 멤버인 칼 윌슨, 데니스 윌슨이 세상을 떠났고 수차례 멤버가 교체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인생은 늘 변화의 연속이다. 우리도 그랬다. 음악적 환경이 많이 바뀌었고 멤버도 꽤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나만 변함없이 자리를 지켰다. 다른 멤버들은 그 사이를 오가고 했다. 드러머였던 데니스 윌슨과 그의 형제이자 리드 기타리스트인 칼 윌슨은 고인이 됐다. 하지만 비치보이스가 미국을 대표하는 밴드라는 건 변하지 않았다.”

- 가장 좋아하는 곡을 꼽는다면.

 “‘서핀 USA’ ‘펀펀펀’(Fun, Fun, Fun) ‘아이 겟 어라운드’(I Get Around)같이 빠른 템포의 신나는 곡들은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외에 ‘굿 바이브레이션’(Good Vibrations)은 음악성이 뛰어나고, ‘코코모’(Kokomo)는 비치보이스 최대 판매 싱글 앨범이자 우리가 콘서트마다 팬들과 함께 부르는 노래다.”

- 첫 내한이다. 비치보이스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

 “상업이 발달한 나라, 건강 음식인 김치의 나라로 알고 있다. 한국 문화와 음악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는 문화, 언어, 음식, 건축, 역사에 관심이 많아 이번 내한을 한국이라는 나라를 배우는 경험이자 기회로 삼고 싶다. 기대가 크다.”

- 비치보이스 음악을 즐기는 방법은.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즐겼으면 좋겠다. 공연장에 오는 한국 팬들도 그렇게 우리 음악을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 이번 공연이 첫 공연이지만 마지막 서핑은 아닐 거로 생각한다.”

 비치보이스는 1961년 첫 싱글앨범 ‘서핀’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며 한때 미국은 비치보이스, 영국은 비틀즈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이후 ‘서핀 USA’ ‘서퍼 걸’ ‘캘리포니아 걸스’ 등 100여 곡을 발표했다. 비치보이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중음악인 서프 뮤직의 시초로 ‘영원한 서퍼’로도 불린다. 미국 해안 도시의 일상을 밝고 경쾌한 록으로 불렀다. 이번 내한에는 보컬이자 원년 멤버인 마이크 러브를 비롯해 브루스 존스턴, 스콧 토턴, 존 코우실, 브라이언 에이첸버거, 제프리 포스켓, 팀 본 홈 7명이 내한한다. 비치보이스는 3월 21일 콘래드 서울에서 공연한다.

김소엽 기자 kim.soyu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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