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복권 대박 과연 인생역전이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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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개 숫자 중 6개의 숫자 알아맞히기. 확률 8백14만5천60분의 1.

벼락 맞아 응급실에 실려가는 도중에 또 벼락을 맞기보다 더 어렵다는 확률이다.

로또.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비난이 무색하게도 매주 수백만명이 '인생 역전'을 노리며 실낱같은 희망을 건다. 그리고 행운의 숫자 여섯개를 맞힌 억세게 재수 좋은 사람들이 탄생한다.

전직 경찰 박운성(가명.40)씨는 그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사나이다. 강원지방경찰청 소속 경사이던 박씨는 지난 4월12일 추첨한 제19회 로또에서 1등에 당첨됐다.

4백7억원(실수령액 3백17억원). 단군 이래 가장 많은 당첨금을 움켜쥔 행운의 주인공이다.

세상사람들이 놀라움 반 부러움 반으로 박씨를 화제로 올린 지 석달 가까이 흘렀다. 그동안 미국 또는 호주 이민설, 서울 상경설 등 그를 둘러싼 소문은 여전히 끊이지 않았다.

week& 취재진이 '4백억의 사나이' 박씨와 그의 친동생을 인터뷰했다.

하루 아침에 거부가 된 그의 앞엔 과연 어떤 삶이 펼쳐지고 있을까. 인생이 로또 광고문구처럼 역전됐을까. 그래서 아주 행복해졌을까.

취재 결과 역시 돈의 힘은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거액을 손에 쥔 대신에 잃은 것도 많았다. 끝없는 불안에 시달렸고, 주변 사람들과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친구들과 삼겹살 구우며 소주잔 기울이는 재미도 누릴 수 없게 됐다. 아이들 교육 문제는 지금도 심각한 고민거리다.

역시 돈이 전부는 아니었다.

표재용.이경희 기자

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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