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행당지부
걸어 올라가면 건강관리도 되고 장애아동도 지원할 수 있는 '건강기부계단'이 있다. 2칸을 오르면 0.3kcal씩 칼로리를 소모하는 다이어트 효과도 있고, 이용자 1명 당 10원의 사회취약계층 후원 기부금이 적립되는 '일석이조 계단'이 지하철역 등 서울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건강기부계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서울시 건강증진과 오정화 주무관을 만났다.
-건강기부계단은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인가요.
"2013년에 기획해 2014년 1월 최초로 시민청 가야금 기부계단이 완성됐어요. 처음에 이 사업을 기획 할 때는 그냥 예쁘고 소리가 나는 음악 계단을 만들면 사람들이 이용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기획 중이던 2013년 여름 을지로입구역에 피아노 계단이 생겼는데, 사람들이 이용을 안 하는 거예요. 설문조사를 해보니 계단에서 소리가 나니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아 이용하기 싫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소리가 나도 사람들이 이용하게 만드는 가치를 주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죠. 그래서 기부를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의 건강기부계단이 만들어졌어요."
-누가 만들었나요.
"서울시와 시민, 최초 후원했던 한국야쿠르트가 함께 만들었어요. 한국야쿠르트의 재정 지원이 없었다면 만들 수 없었고, 시민들이 기부 계단이라는 의견을 내지 않았다면 여느 피아노 계단처럼 그저 그런 계단을 만들고 말았겠죠. 결국 다같이 만든 거예요."
-건강 기부 계단은 어디에 있나요.
"시민청에 있는 가야금 계단이 첫 작품입니다. 이후 신도림역·청량리역·금천구청역·잠실역·시청역·영등포역·오목교역·왕십리역·녹사평역·고속터미널역·명동역·창동역·도봉구청역 총 13곳에 설치했어요. 지난해 말 상봉역·경복궁역에 추가로 제작해 지금은 총 16개 장소에서 운영 중입니다."
-기부금은 어떻게 쌓이나요.
"계단마다 기부를 약속한 기업이 있어요. 예를 들어 A기업에서 B계단에 1년간 2000만원의 기부 계약을 한다고 쳐요. 그러면 시민 200만 명이 B계단을 이용해야 그 기업에서 2000만원을 기부하는 거죠. 그러니 시민들이 많이 이용해야 합니다."
-이용자는 어떻게 집계되나요.
"각 계단마다 센서가 있어요. 센서가 있는 곳을 지나가면 이용자가 계산됩니다. 센서의 위치는 공개하기 어려워요. 왜냐하면 센서의 위치가 공개되면 장난으로 왔다갔다 하며 정확한 계산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하루 평균 이용객은 얼마나 되는지.
"역마다 다르지만 하루 평균 5000명 정도가 이용해요. 또 크리스마스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날에는 더 많이 사용하죠."
-가장 많이 이용되는 계단은 어디인가요.
"상봉역에 설치된 계단과 왕십리역에 설치된 계단이 가장 많이 이용됩니다. 많을 때는 하루 약 6000명 정도가 오르내리죠."
-기부금의 규모는어느 정도인지.
"지난해 총 2000만 명이 이용했어요. 덕분에 2억원의 기부금이 생겼습니다."
-기부금의 사용처가 궁금해요.
"하지 장애 아동들이 걸을 수 있도록 돕는 보행재활기구를 지원하는 용도로 많이 쓰고 있어요. 보행 재활장비가 생각보다 많이 비싸요. 하나에 600만원 정도 하니 일반가정에서 사기 쉽지 않죠. 워낙 장비가 비싸니까 재활센터에 가야만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대요. 그런데 부모 입장에서는 센터에서 1시간 훈련받고 오는 것만으로는 아이가 재활이 다 되는 게 아니잖아요. 지난해 12월에 아이들에게 기부금으로 재활기구를 지급했는데 가족들이 정말 감동해 시민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또 계단이 설치된 자치구에 따라서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는 경우도 있어요. 자치구마다 기부가 필요한 곳에 기부하지요."
2월 13일, TONG청소년기자 행당지부는 왕십리역에 설치된 건강기부계단을 찾아가 계단을 이용해 보았다. 그리고 이 계단을 사용한 20명의 시민들을 인터뷰했다. 20명 중 6명은 이 계단이 건강 기부 계단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건강기부계단을 알고 있는 한 시민은 “계단을 사용하면 기부가 된다는 것이 아이디어가 좋고 비록 작은 돈이지만 평상시에 계단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기부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건강기부계단을 몰랐던 시민은 기자단에게 그 취지를 전해 듣곤 “앞으로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야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안주현(무학여고 2), 취재=이회진(성수고 2)·양재원·정유선(무학여고 2)·송채윤·박예주·허선경(한대부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행당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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