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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 언제든 유입 우려…“폐타이어·배수로 고인 물 제거” 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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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타이어. 사진 임영주 기자.

보건당국이 태아의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언제든 유입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모기 방제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폐타이어나 배수로의 고인 물을 제거하는 등 국민이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수칙도 발표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카 바이러스는 지금이라도 공항이나 선박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다. 물 샐틈 없는 방제 시스템을 작동을 해도 증상이 없는 환자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언제든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질본은 지카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해 모기 집중 방제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모기 방제 지침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이달 중 배포하고, 3월에 관련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모기 방제에 나서야 한다”며 “모기 유충은 3월 말에 나타나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있다. 방제 지침을 마련하고 교육을 시켜 3월이 되면 방제를 위한 준비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 매개 모기인 흰줄숲모기는 알로 월동하고 3월에 알에서 깨어나, 5월부터 성충 모기가 돼 10월까지 활동한다. 흰줄숲모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9월이다.

질본은 흰줄숲모기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운영하는 22개 거점 조사 지역 외에 17개 지역을 추가해 3~10월까지 매개 모기의 밀도, 병원체 감염 여부 등을 확인키로 했다. 제주,부산, 통영, 목포, 완도 등 주요 5개 아열대 지역을 대상으로는 3주간 흰줄숲모기에 대한 동절기 활동을 조사해 생태 정보를 확보할 계획이다.

출입국 검역도 강화한다.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에서 입항하는 항공기·선박에 대해 출발 1시간 전 기내·선박에서 살충방제를 실시하고 방제 증명서를 제출하게 한다. 방제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국내 항공기의 이동을 금지하고 소독 명령을 실시할 방침이다. 기존에 12개 국립검역소에서 4월부터 시작하던 검역구역 내 모기 방제 작업도 이달부터 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행동수칙도 발표됐다. 질본은 “집 주변의 쓰레기통, 오래된 폐타이어, 플라스틱 용기, 화분, 배수로의 물 고인 곳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또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 야외 활동 시 밝은색 긴바지와 긴소매의 옷,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까지 접수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 50건 가운데 조사 중인 4건을 제외하고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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