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금메달 앤더슨 “놀이터 온 것처럼 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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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16일 강원도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

평창올림픽 열릴 휘닉스파크는
외국 전문가 초청해 코스 작업
다양한 장애물로 창의적 점프 유도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 참가하는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선수들이 슬로프를 타고 내려왔다.

18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는 29개국에서 온 159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평균경사 16도에 길이 617m의 코스를 내려오면서 선수들은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날 새벽부터 내린 눈 덕분에 자연설(雪)과 인공눈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코스를 보고 선수들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금메달을 땄던 제이미 앤더슨(26·미국)은 “놀이터에 놀러 온 기분이다. 이 코스에서 연습을 하면서 저절로 신이 났다. 선수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훌륭한 코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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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종목 중 하나인 슬로프스타일은 3개의 레일과 3개의 점프 코스 등 슬로프에 설치된 장애물에서 화려한 점프 연기를 펼쳐 ‘눈 위의 서커스’로 불린다. 기술 수행능력과 난이도·종합 착지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선수들은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창의적인 점프에 도전한다.

  창의적인 점프를 하려면 무엇보다도 코스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독창적인 기술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하지만 안전도 무시할 수 없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땐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연습에 나선 토르스테인 호르그모(노르웨이)가 레일에 부딪혀 쇄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소치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슬로프스타일 경기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자 FIS는 평창 조직위 및 휘닉스파크 측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평창 겨울올림픽을 치를 슬로프스타일 경기장 보완 작업을 진행했다.

 채연웅 평창 조직위 슬로프스타일 매니저는 “코스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소치 대회에서 코스 작업에 참가했던 외국 전문가를 고용해 전문성도 높였다”고 말했다.

2010년 겨울 X게임 프리스타일 스키에서 금메달을 땄던 바비 브라운(25·미국)은 “이 코스는 첫눈에 반한 애인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눈 상태도 만족스럽고, 장애물도 다양해 내가 뛰고 싶은 곳에서 어디서든 마음껏 날 수 있다. 선수들을 위해 만든 경기장이라 할 만 하다”고 말했다.

 보광 휘닉스파크는 지난해 7월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 경기장 건설 착공에 들어간 뒤 4개월여 만에 슬로프스타일과 크로스 종목 코스를 완공했다. 올해 11월까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등 총 4개 코스 공사를 마무리한다.

정연홍 휘닉스파크 시설안전팀 과장은 “이렇게 빠른 시간에 설계안 대로 코스를 만든 걸 보고 FIS관계자들도 놀라워한다.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장마나 더위 등 날씨 변수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2018년 평창 올림픽 땐 최상의 슬로프 컨디션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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