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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을 벗겨봐 - (下) 공의 수명과 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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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플레이 수준의 주말 골퍼 J씨(42)는 골프 가방에 공을 잔뜩 넣어 갖고 다닌다. 선물로 받은 새 공도 있고, 사용한 뒤 버리기 아까워 담아 놓은 공도 10여개나 된다.

물론 브랜드도 여러 가지다. J씨는 라운드를 시작할 때는 새 공을 꺼내지만 공을 몇개 잃어버리고 나면 낡은 공을 쓸 수밖에 없다. J씨는 "공 한개에 4천원이 넘는데 한번 쓰고 버리긴 아깝다. 잃어버리지 않는 한 계속 쓴다"고 말한다.

골프공의 수명=J씨처럼 낡은 공을 반복해 사용해도 괜찮을까. 초보자 수준의 골퍼라면 큰 무리는 없다. 그러나 보기 플레이 이하의 중.상급자라면 18홀을 도는 동안 적어도 한차례는 공을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대개 9홀을 돌고나면 공 표면에 자국이 찍히거나 손상이 생긴다. 표면에 손상이 생기면 공이 잘 구르지 않아 거리 손해가 불가피하고,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날아갈 가능성도 있다.

공의 수명은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상온에서 보관할 경우 보통 1년이라고 보면 된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뒤 1년쯤 지나면 공 내부의 코어와 껍질 등의 분자구조와 탄성이 달라져 같은 힘으로 때리더라도 거리가 줄어든다.

심할 경우 공이 딱딱해지거나 색깔이 바래는 수도 있다. 따라서 한꺼번에 골프공을 많이 사놓고 1년이 넘도록 사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골프공과 기온=겨울철에는 손난로와 같은 기구로 공을 덥히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일리가 있는 행동이다. 언 공은 멀리 나가지 않는다. 공 표면 온도는 물론 외부 기온도 거리에 큰 영향을 끼친다. 보통 영하 5도 이하의 추운 날씨에서는 늦여름이나 이른 가을에 비해 20야드 이상 거리가 덜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골프공이 가장 멀리 나가는 최적온도를 23도로 규정하고 있다. 국내에선 이른 가을이 골프공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계절이다.

겨울철에 즐겨 쓰는 컬러공은 비거리에 문제가 없을까. 컬러공은 쉽게 눈에 띄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반 공에 비해 거리가 덜 나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공 표면에 오렌지나 핑크색 도료를 바르기 때문인데, 이렇게 하면 딤플의 기능에 차질이 생겨 공기의 저항을 많이 받게 된다.

보관=골프공을 자동차 뒤 트렁크에 보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공을 담아둔 골프가방을 자동차 트렁크에 계속 넣어두는 사람도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엔 이같이 공을 보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동차 내부의 기온이 50도 이상 올라가 골프공의 성질이 변하기 때문이다. 볼빅의 홍재환 이사는 "골프공은 직사광선이 쬐지 않는 선선한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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