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서버' 전성시대… 시속 200㎞이상 대포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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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윔블던 테니스 남자단식에서 앤드리 애거시(미국.세계랭킹 1위), 레이튼 휴이트(호주.2위)가 초반 탈락한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윔블던에서 남자 1,2번 시드 선수가 8강에도 못가보고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올해 윔블던 팬들은 새로운 남자 챔피언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8강 진출자 중 어느 누구도 역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베이스라인 플레이어인 애거시와 휴이트의 탈락은 정반대 스타일인 '빅 서버(big server)'의 부활을 뜻한다.

현재 8강 진출자 중 6명이 시속 2백㎞를 웃도는 대포알 서비스를 앞세운 '서비스 앤 발리어'에 속한다.

로저 페더러(스위스), 앤디 로딕(미국), 마크 필리포시스(호주), 팀 헨먼(영국)을 비롯, 셍 스할켄(네덜란드), 알렉산더 폽(독일) 등이 이 부류다.

베이스라이너는 요나스 비욜크만(스웨덴), 세바스티앙 그로장(프랑스) 정도다.

지난해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전은 휴이트와 다비드 날반디안(아르헨티나)의 두 베이스라이너의 대결로 열렸다.

그래서 '잔디코트는 빅서버의 앞마당'이라는 속설이 무참히 깨졌다. '주최측에서 서비스 속도를 줄이려고 무거운 공을 쓴다'거나 '잔디가 약간 길어졌다'는 등의 소문도 그래서 나왔다.

그러나 올해 다시 빅서버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특히 로딕은 이번 윔블던 8강에 오르기까지 65회의 서비스게임 중 63게임을 따내는 위력을 발휘했다.

과거 윔블던에서 두차례 우승했던 슈테판 에드베리(스웨덴)는 "베이스라이너들의 리턴이 좋아져 그동안 빅서버들이 고전한 것은 사실이나 이제 빅서버들도 스트로크 능력이 향상돼 잔디코트에서 다시 우위를 되찾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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