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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 인성과 악기의 경계를 넘다

중앙일보

입력

비발디 오페라 ‘그리셀다’는 1736년 초연됐습니다.

보카치오 ‘데카메론’과 초서 ‘캔터베리 이야기’에 나오는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월터(괄티에로) 왕이 왕비 그리셀다의 마음을 시험하고 끝내 그리셀다가 왕비의 자리를 지킨다는 내용이죠.

왕 괄티에로는 귀족이 아닌 평범한 처녀 농사꾼 그리셀다를 아내로 맞이했습니다.

왕은 그리셀다의 충절을 시험해 보려고 숨겨진 딸 코스탄차를 불러 신분을 감추게 한 다음 자신이 새로운 왕비인 척하라고 명합니다.

코스탄차에겐 로베르토라는 연인이 있었습니다. 풍랑이 일어 흔들리는 배 안에서 연인과 왕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2막 2장인 이 부분에서 코스탄차가 부르는 노래가 바로 ‘두 줄기 바람 몰아치고(Agitata da due venti)’입니다. 콜로라투라 기교가 총동원되는 짜릿한 곡이죠.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의 노래는 인성과 악기의 한계를 허무는 것 같습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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