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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현역 의원, 공천 거저 받는다 생각하면 오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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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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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천관리위) 출범이 임박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이미 4·13 총선 ‘공천관리위 구성안’이 보고됐다.

여당 공천관리위원장 사실상 내정
비박 3인 포함된 공관위 구성안
최고위원들 거부감에 진통 거듭

이번 공천관리위는 권한이 예전만 못하다. 2012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정홍원 위원장)는 공천 룰까지 만들어 심사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다.

반면 공천관리위는 이미 공천제도특별위가 정해놓은 룰에 따라 후보들 간 경선 과정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말 그대로 ‘관리’에 주력하는 기구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그래도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 간 신경전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공천관리위 구성을 놓고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본지가 2일 입수한 공천관리위 구성안에 따르면 위원장은 여전히 공란인 상태다.

하지만 친박계가 밀고 있는 이한구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라고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대구 수성갑에서 4선을 한 이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위원장에 임명된다면 공천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당헌·당규대로 하겠다”며 “상향식 공천이라고 해서 현역 의원들이 거저 공천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위원들이다. 구성안에는 위원이 모두 8~10명으로 돼 있다. 위원으로는 ▶사무부총장(2명 또는 1명) ▶클린공천지원단(단장+단원 1인) ▶여론조사 전문가(당내 또는 외부) ▶정치 소수자(여성·청년·장애인 각 1명) 등으로 돼 있다.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위촉을 고려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구성안대로라면 황진하 사무총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홍문표 1사무부총장, 박종희 2사무부총장, 그리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회선 당 클린공천지원단장이 위원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 대표 측이 마련한 이 구성안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거부감을 보이면서 며칠째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1일 최고위에서도 공천관리위 구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이한구 의원을 위원장으로 수용하는 대신 나머지 위원 구성에 대해선 전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9명이 위원장·부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을 1명씩 추천해 11명 정도로 구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공천관리위원에 사무총장과 부총장을 다 포함시킬 거면 원내부대표단에서도 한 명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친박연대 비례대표 후보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혜성 전 의원(김을동), 박상희 중소기업진흥회장(이인제), 법학자 남유선 국민대 교수(김태호) 등을 공천관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고 한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박수용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를 추천했다.

현일훈·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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