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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차가 혼절한 유아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 화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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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 중이던 경찰차가 고열로 정신을 잃어가는 20개월 된 유아를 태운 차량을 발견한 뒤 신속히 응급실로 이송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동두천경찰서 교통관리계 소속 김종수(41) 경사는 지난 26일 오후 7시 25분쯤 순찰차를 몰며 근무 중 동두천시 송내동 도로에서 순찰차를 향해 손짓하며 뒤에서 따라오는 승용차를 발견했다. 차량을 운전하던 아이 엄마 박모(34)씨가 창문을 내리고 “아기가 아파요. 도와 주세요”라고 다급히 소리쳤다. 김 경사는 즉시 차를 길가에 세우고 이들을 순찰차로 옮겨 태웠다. 승용차 안에는 39도의 고열로 혼절한 아기를 안고 있는 외할머니가 함께 타고 있었다. 당시 박씨는 병원으로 향하던 길이었지만 걱정스럽고 떨리는 마음에 제대로 운전을 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김 경사는 119에 구조요청 전화를 할 시간도 없는 긴박한 상황인 것을 알아차리고 즉시 이들을 순찰차에 옮겨 태웠던 것이다. 이어 비상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며 20㎞가량을 달려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로 도착했다. 김 경사는 이후 아이의 아빠가 도착할 때까지 엄마와 외할머니 곁에 머물며 이들을 안심시키고 구호활동을 벌였다.

갑자기 열이 나고 의식이 흐려지는 열성경련 증상 진단을 받은 아기는 병원에서 응급진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해 다음날 오전 퇴원했다. 아이 엄마 박씨는 이후 김 경사에게 “너무 너무 감사 드립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고마움을 표했다.

또 이튿날 경기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병원에) 도착해서도 경사님은 옆에서 허둥지둥하고 있는 저를 안정을 찾게 말도 많이 해주시고, 아이 얼굴에 약이 묻어있는 걸 보고 물티슈까지 챙겨주시는 세심한 배려에 너무 감사 드립니다. 가셔서도 제가 경황이 없었던 걸 아셨기에 주차해 놓은 위치를 사진으로 보내주시고, 아이를 걱정하는 말들과 위로가 가식이 아닌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김 경사는 “저 또한 6살짜리 쌍둥이를 키우는 입장이어서 부모 된 심정으로 아이를 태우고 응급실로 급히 달렸다”며 “순찰 중 응급상황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고 했다.

동두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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